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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기간시설 국유화 선회에 카사블랑카 조선소 수주전 돌연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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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기간시설 국유화 선회에 카사블랑카 조선소 수주전 돌연 백지화

- 모로코 국가항만청, 3507억원 투입 시설 30년 운영권 입찰 전격 취소
- 국가 주권 우선 전략 채택…최종 3개 후보 제안서 역량과 무관한 결정
-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 현지 교두보 확보 차질…기술 수출 전환 검토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입지. 사진=모로코항만청이미지 확대보기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입지. 사진=모로코항만청

모로코 국가항만청이 2026년 10월 4일(현지시각) 카사블랑카 조선소 30년 민간 운영권 입찰 절차를 취소하며 사업을 국가 직접 통제 체제로 전환했다.

아프리카 현지 매체 더프로파일러는 이번 취소가 입찰 기업들의 제안서 결함 때문이 아니라 국가 주권과 국가 안보를 고려한 모로코 정부의 전략적 방향 선회에 따른 결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기간시설의 외국 민간 위탁 방침이 백지화되면서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던 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의 북아프리카 해양 거점 확보 계약 추진도 멈춰 섰다.

30년 운영권 입찰 취소와 전략 방향 선회


모로코 국가항만청 이사회는 접수된 입찰 제안서에 관한 최종 평가 결과를 검토한 뒤 민간 운영권 부여 절차를 백지화했다. 모로코 경제 매체 미디어24를 인용한 보도 내용을 보면, 이번 취소는 2025년 4월 7일 30년 운영권 공모를 다시 열어 경쟁 절차를 재개한 지 약 18개월 만에 결정됐다.
카사블랑카 조선소는 대형 드라이독과 선박 승강 설비를 갖춘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선박 수리·건조 시설이다. 모로코 정부는 과거 자동차 산업 육성에서 거둔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기업을 유치해 현지 거점을 대형 조선 허브로 키우려 했다. 그러나 국가항만청 이사회는 심사 대상 기업들의 제안서 품질과 상관없이 국가 주권과 맞닿은 전략적 고려를 앞세워 국가 직접 통제로 운영 방침을 바꿨다.

3507억 원 투입 인프라와 3파전 백지화


카사블랑카 조선소 프로젝트에는 총 26억 디르함(약 2억 6000만 달러, 한화 약 3507억 4000만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시설 구축은 완료됐으나 아직 상업 가동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시설은 상업용 선박뿐 아니라 해군 군함과 어선 정비까지 자국에서 직접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비하고 있다.

입찰 취소 직전까지 운영권을 두고 각축을 벌인 최종 후보는 세 개 연합체였다. 첫 번째는 모로코 건설사 소마젝과 한국의 HD현대중공업, 튀르키예 쿠제이 스타 조선소가 결성한 컨소시엄이다. 두 번째는 모로코 라디 홀딩 주도 아래 스페인 마리나 메리디오날과 중국 닝보 신러 조선이 합류한 연합체다. 세 번째는 이탈리아 해양 전문 기업 산 조르조 델 포르토 단독 법인이다.

한국 조선업 현지 거점 영향과 협력 재편


이번 결정으로 HD현대중공업이 모로코 현지 파트너들과 손잡고 추진하던 지중해·대서양 관문 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출로는 닫혔다. 카사블랑카 조선소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아 상선 수리뿐 아니라 해군 함정 정비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아 왔다. 시설을 30년간 안정적으로 위탁 운영하며 장기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려던 구상도 당장 실현하기 어렵게 됐다.
다만 모로코 정부가 조선소를 직접 관리하더라도 대형 도크 가동과 함정 정비에는 전문 조선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계는 지분 투자 형태의 장기 운영권 확보 대신 선박 개보수 기술 자문이나 야드 관리 소프트웨어 납품 등 개별 기업 간 기술 수출로 협력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반면 모로코 정부가 외국 기업과의 접점을 전면 배제한 채 순수 국영 체제만을 고집한다면 협력 기회는 장기화된 정체 국면에 빠질 수 있다.

앞으로 모로코 정부가 제시할 구체적인 조선소 직영 운영 체제와 기술 조달 모델이 주요 변수다. 국가항만청이 자체 운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해외 조선사와 개별 유지보수 계약을 별도로 추진할지 여부가 확인되는 시점에 실질적인 협력 가능성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