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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서 예상 밖 1차 선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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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선서 예상 밖 1차 선두

개표 65%서 49.6%…룰라 42.3%, 예상 밖 격차에 재정·시장정책도 주목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왼쪽)과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브라질판 트럼프’로 불린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장남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 개표에서 예상을 깨고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앞설 것이라는 결과가 많았지만 개표가 60%를 넘어선 시점까지 보우소나루 의원이 7%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선두를 유지하면서 브라질 정치권과 금융시장의 관심이 결선 투표에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개표율 약 65% 기준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의원이 49.6%를 얻어 42.3%를 기록한 좌파 성향 룰라 대통령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하는 두 후보가 오는 25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맞붙는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른다. 현재 개표가 진행 중이어서 최종 득표율은 확정되지 않았다.

◇사전 여론조사 뒤엎은 보우소나루 선두

이번 개표 결과는 선거 전 예상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자 리우데자네이루주 상원의원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가 1차 투표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뒤질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의원의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보우소나루 의원의 선전이 최근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국가에서 나타난 우파 진영의 약진과 맞물려 브라질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브라질 금융시장에도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보우소나루 의원의 재정정책에 주목해 왔다고 전했다. 브라질의 재정적자와 공공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보우소나루 의원이 정부 지출 삭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자유주의적 경제정책과 강도 높은 긴축을 추진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연상시키듯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위를 들고 정부 지출을 ‘크게 자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지출을 얼마나 줄일지에 대해서는 세부 계획을 많이 제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좌파 룰라 vs 보우소나루 우파…트럼프·중국 놓고도 대조

두 후보의 정치적·이념적 대립은 경제정책을 넘어 외교노선에서도 뚜렷하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해왔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외교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과 일정한 거리를 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을 막기 위한 압박의 일환으로 브라질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후 룰라 대통령과 관계를 개선하면서 관세를 철회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다시 관세를 부과했고 룰라 대통령은 이를 트럼프 행정부가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를 지원하기 위해 브라질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사례로 부각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집권할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블룸버그는 룰라 정부의 브라질이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지속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는 과정에서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선 결과는 브라질 국내 정치뿐 아니라 중남미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경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보우소나루 의원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강화하는 이른바 ‘돈로주의’를 추진하는 데 힘이 실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적자 GDP 10% 육박…고금리도 부담

경제 문제는 결선투표를 앞둔 브라질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다.

룰라 정부 아래 브라질 경제는 꾸준히 성장했고 실업률도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그러나 물가를 중앙은행 목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고금리가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성장세는 둔화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기준금리는 현재 13.75%에 달해 기업과 가계 모두 높은 차입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재정 상황도 악화했다. 명목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에 가까워졌고 공공부채는 GDP의 8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차기 정부가 재정을 어떻게 안정시키고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여건을 마련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소비 수요를 자극하는 재정정책을 중시해왔다. 올해도 소비자의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저금리 신용 확대와 사회복지 혜택 강화, 연체채권 매입 계획 등을 잇달아 내놨다.

반면 재정수지 개선 필요성을 둘러싼 룰라 대통령의 발언은 일관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선거 막판 한 행사에서는 “재정흑자를 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100억달러 금융사기 수사도 선거판 흔들어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와 함께 부패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특히 파산한 금융회사 방쿠 마스테르를 둘러싼 100억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의 금융사기 수사가 선거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올해 초 수감 중인 이 은행의 전 소유주 다니엘 보르카루에게 아버지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비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지율에 타격을 입었다.

이 문제는 현재 연방 차원의 수사 대상이며 보우소나루 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후 유출된 메시지를 계기로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연방대법관과 보르카루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선거의 흐름도 다시 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를 계기로 모라이스 대법관에 대한 탄핵 요구를 다시 제기했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과 관련된 재판을 담당한 인물이다.

미국과의 관계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변화를 맞을 수 있는 분야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해왔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외교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블룸버그는 브라질 대선 결과가 트럼프 행정부가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돈로주의’를 추진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1차 투표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최종 득표율과 결선 구도는 개표 종료 뒤 확정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