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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채굴기 끄고 그래픽처리장치 켠 아이렌, 9400억 적자 뚫고 13조 빅테크 수주로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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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채굴기 끄고 그래픽처리장치 켠 아이렌, 9400억 적자 뚫고 13조 빅테크 수주로 대전환

- 회계연도 2026년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1억 2880만 달러 달성…4분기 채굴 수익 사상 첫 추월
- 마이크로소프트와 97억 달러 전용 공급 계약 체결…엔비디아 차세대 서버 200메가와트 구축 착수
- 북미 초대형 인공지능 인프라 확충 가속…엔비디아 거쳐 한국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공급선 납품 탄력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이렌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에서 암호화폐 채굴 부문을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이렌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에서 암호화폐 채굴 부문을 넘어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이렌이 회계연도 2026년 4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에서 암호화폐 채굴 부문을 넘어섰다.

기술 전문매체 스타트업포춘은 2026년 10월 5일(현지시각) 아이렌 공시를 인용해 연간 7억 300만 달러(약 9437억 원)의 대규모 순손실 속에서도 연간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687% 급증한 1억 2880만 달러(약 1729억 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저렴한 전력망을 선점한 북미 가상자산 채굴 기지가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연산 기지로 탈바꿈하는 흐름은 엔비디아 가속기 수요를 거쳐 한국 반도체 가치사슬에 실질적 납품 물량을 공급하는 경로로 이어진다.

채굴 전력망에 빅테크 13조 원 유입

아이렌은 미국 텍사스주 차일드리스 등지에서 확보한 저비용 전력 계약과 넓은 부지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 전용 데이터센터 기업으로 사업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과거 가상자산 채굴 목적으로 완비해 둔 송전망 연계망은 전력 부족에 직면한 미국 정보기술 대기업들의 대규모 전산 설비 수요와 맞아떨어졌다. 신규 인허가와 송전선 증설에 수년이 소요되는 과정을 단숨에 단축한 셈이다.

이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움직였다. 아이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 동안 총 97억 달러(약 13조 222억 원) 규모의 전용 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데이터센터 다이나믹스 보도와 아이렌 공시에 따르면 텍사스주 차일드리스 호라이즌 시설에 200메가와트 규모로 조성되는 데이터센터 4개 동에는 엔비디아의 서버 플랫폼인 지비300 엔브이엘72(GB300 NVL72) 시스템이 순차 투입된다. 아이렌은 1단계인 50메가와트 규모 호라이즌 1을 이미 인도해 엔비디아 모범 클라우드 지위를 획득했으며, 호라이즌 2 시운전과 함께 나머지 구역 공사를 밟고 있다.

아이렌의 고객군은 마이크로소프트를 넘어 엔비디아 본사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피겨 인공지능, 투게더 인공지능, 플루이드스택, 파이어웍스 인공지능, 팰 인공지능, 휴미 인공지능,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인공지능 개발사로 다변화됐다.

4분기 매출 첫 역전과 7억 달러 순손실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제출 실적에 따르면 아이렌의 연간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직전 연도의 1640만 달러(약 220억 원)에서 1억 2880만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회계연도 4분기만 떼어 보면 인공지능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7050만 달러(약 946억 원)를 기록해 같은 기간 비트코인 채굴 매출인 6670만 달러(약 895억 원)를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여기에 퍼플렉시티 등과 체결한 28억 달러(약 3조 7590억 원) 규모 신규 다년 계약이 더해지면서 연말 인공지능 클라우드 연환산 매출 목표치를 기존 37억 달러(약 4조 9672억 원)에서 40억 달러(약 5조 370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인프라 확충에 따른 재무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 스톡타이탄이 보도한 재무 자료에 따르면 아이렌의 회계연도 전체 순손실은 7억 300만 달러(약 9437억 원)에 달했다. 인공지능 서버 구매와 변전소 건설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본 지출이 초기 수익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대니얼 로버츠 아이렌 공동 최고경영자는 실적 설명회에서 용량 수요가 회사의 공급 능력을 초과하고 있으며 연말 목표치 40억 달러 이상의 85%를 이미 확정 계약으로 채웠다고 설명했다.

한국 반도체 공급망 연계와 송전선 리스크


아이렌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가동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실질 공급망과 직결된다.

연결 경로는 구체적이다. 호라이즌 시설에 설치되는 엔비디아 지비300 엔브이엘72 1기에는 블랙웰 울트라 연산 장치 72개가 묶여 들어가며, 각 연산 장치마다 고대역폭메모리인 12단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필수 결합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핵심 1차 공급사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가운데 DRAM 비중이 60%를 웃도는 만큼, 북미 채굴 기업발 초대형 연산 기지 확충은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안정적 판로를 뒷받침한다.

서버 플랫폼 납품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한국산 고성능 메모리의 출하 흐름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설비 확장에 필수적인 전력망 연계 작업이 지역 송전망 병목으로 지연되거나, 연간 7억 달러를 웃도는 영업적자로 현금 흐름이 악화돼 데이터센터 완공 일정이 미뤄지면 부품 공급선 역시 속도 조절을 겪게 된다.

체결된 대형 계약들이 예정대로 전력 용량 공급으로 이어져 만성 적자를 해소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주된 평가 기준이다. 금융시장에서는 가을 들어 주식 옵션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실적 변곡점을 둘러싼 관심이 이어졌다. 차일드리스 잔여 데이터센터의 정상 가동과 재무 건전성 방어가 사업 모델 전환의 안착을 가늠할 핵심 지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