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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광물 밑 미지의 세계"… 태평양 해저서 '신규 바이러스 1만 1,600종'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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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광물 밑 미지의 세계"… 태평양 해저서 '신규 바이러스 1만 1,600종' 발견

중국 연구팀, 6,000m 심해 클래리언-클리퍼턴(CCZ) 다금속 결절 퇴적물 분석
확인된 1만 1,742종 중 99% 이상이 미기록 신종… 외부 환경과 단백질 4%만 공유
박테리아 표적 박테리오파지 대다수… "심해 채굴 시 미생물 영양 순환 붕괴 위험" 경고
태평양 심해 해저 평원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1만 1,600여 종의 미지의 신규 바이러스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평양 심해 해저 평원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1만 1,600여 종의 미지의 신규 바이러스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사진=로이터
니켈, 코발트, 망간 등 2차전지 핵심 광물이 무한하게 널려 있어 '인류 최후의 자원 노다지'로 꼽히는 태평양 심해 해저 평원에서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1만 1,600여 종의 미지의 신규 바이러스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배터리 광물 확보를 위한 상업적 심해 채굴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심해저가 미지의 유전 자원과 바이러스 계통의 거대한 보고임이 입증되면서 채굴로 인한 해저 미생물 생태계 파괴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10월 1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충칭대학교와 중국 천연자원부 산하 제2해양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하와이와 멕시코 사이 태평양 수심 6,000m 해저의 '클래리언-클리퍼턴 균열대(Clarion-Clipperton Zone, 이하 CCZ)' 퇴적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퇴적물 바이러스 99%가 신종… 기존 해양 바이러스와 단백질 4%만 일치


CCZ 구역은 감자 크기의 '다금속 망간 결절(Polymetallic nodules)'이 수십억 개 깔려 있는 해저 평원이다.

이곳에 매장된 니켈과 코발트, 망간 매장량은 전 세계 육상 매장량의 총합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국제해저기구(ISA)가 발급한 17건의 탐사 계약 중 중국은 중국해양광물자원연구개발협회(COMRA) 등을 통해 5건의 독점 탐사권을 확보하고 있다.

연구팀은 2023년과 2024년 수집된 심해 60개 퇴적물 샘플을 차세대 유전체 시퀀싱(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으로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총 1만 1,742종의 바이러스를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무려 99.3%에 달하는 1만 1,662종이 인류가 이전에 기록한 적 없는 새로운 바이러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단백질 공유 네트워크 분석 결과, CCZ 구역 바이러스의 단백질 클러스터 중 기존 바닷물, 해구, 해저 열수구 환경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데이터와 공유되는 비율은 단 4%에 불과했다.

빛이 전혀 들지 않고 고압과 극저온, 중금속 농도가 높은 반면, 영양소는 극도로 결핍된 극한 환경에 적응하며 독자적인 진화 계통과 유전자원을 형성했음을 시사한다.

"인간 감염 위험 낮지만"… 해저 채굴 시 영양 공급망 단절 초래


연구진은 발견된 바이러스의 대다수가 꼬리 구조를 통해 세균(박테리아) 내부에 유전 물질을 주입하는 '카우도비리세테스(Caudoviricetes)' 강(綱)에 속하는 박테리오파지 계열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바이러스는 인간이나 고등 생물을 직접 감염시키지 않고 심해 박테리아만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사람에게 미치는 병원성 위험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인간의 심해 광물 채굴 활동이 이들 바이러스와 심해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해 해저에서 바이러스는 박테리아를 감염·파괴(용해)함으로써 박테리아 내부의 유기 탄소와 미네랄 영양소를 해저 환경으로 다시 방출해 상위 생태계로 순환시키는 '미생물 루프(Microbial loop)'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한다.

만약 중장비를 동원해 해저 바닥을 긁어내고 침전물 기둥(분진)을 일으키는 상업적 채굴이 강행될 경우, 수억 년에 걸쳐 형성된 바이러스와 미생물의 영양 순환 사슬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괴될 수 있다.

논문 제1저자인 허우 보웬 연구원은 "이번 발견은 다금속 결절 매장지에서 바이러스가 수행하는 생태학적 역할을 규명한 첫걸음"이라며 "향후 본격화될 심해 채굴에 앞서 환경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채굴 전 미생물 생태계 기준선(Baseline)을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