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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S 데이터센터 채권가격도 추락…AI 투자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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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MS 데이터센터 채권가격도 추락…AI 투자 불안 확산

하이페리온 92센트·엑스칼리버 88센트 아래…빅테크 입주 사업도 채권 매도세
전력 공급 지연·주민 반발에 건설 위험 부각…투자자들 사업 수익성 재평가
지난달 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유니언시티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ATL11 데이터센터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유니언시티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ATL11 데이터센터 건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발행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형 기술기업이 입주하는 프로젝트까지 자금조달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이용하기로 했지만 투자자들은 건설 지연과 전력 공급 차질,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우려해 관련 채권을 팔아치우고 있다.

특히 메타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하이페리온'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임차한 '프로젝트 엑스칼리버'의 채권 가격이 액면가보다 크게 낮아졌다. AI 인프라 기업들의 재무 불안이 개별 기업의 채무 문제를 넘어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의 금융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자자들이 AI 산업의 매출 증가만으로 막대한 데이터센터 건설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하면서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채권 가격이 최근 몇 주 동안 크게 하락했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메타와 미국 투자회사 블루아울이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 베녜 인베스터가 발행한 채권은 지난 7월 초 액면가를 웃돌았지만 최근 액면가 1달러당 92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베녜 인베스터는 메타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하이페리온의 자금조달에 참여한 법인이다.

독일 알리안츠의 루도비크 쉬브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데이터센터 채권이 다윈의 순간을 맞고 있다"며 "신용도가 가장 취약한 차입자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메타·MS가 입주하는 데이터센터까지 채권 가격 급락


최근 데이터센터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신흥 AI 클라우드 기업뿐 아니라 대형 기술기업이 장기간 이용할 예정인 시설의 채권까지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FT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소유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QTS의 조지아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엑스칼리버' 관련 채권 가격은 액면가 1달러당 88센트 아래로 떨어졌다.

엑스칼리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임차하는 데이터센터다.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대형 고객을 확보한 프로젝트인데도 투자자들이 채권을 액면가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임차하는 데이터센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허트8이 추진한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 프로젝트의 채권 가격은 각각 액면가 1달러당 약 94센트와 92센트로 하락했다.

메타의 하이페리온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칼리버, 엔비디아가 임차하는 허트8 프로젝트는 모두 대형 기술기업의 AI 인프라 확대와 연결된 사업이다.

그러나 주요 고객을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되지는 않고 있다.

채권 가격이 액면가보다 낮아지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당 채권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존보다 높은 위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형 기술기업의 임차 계약과 별개로 시설이 계획대로 완공되는지, 실제 가동을 통해 충분한 현금이 창출되는지가 채권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 오라클 데이터센터도 타격…전력 공급 지연이 금융위험으로


데이터센터 관련 채권 가격 하락에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뿐 아니라 실제 건설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 확보와 인허가 문제, 지역주민의 반대가 사업 진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FT에 따르면 오라클의 뉴멕시코주 데이터센터 사업인 '프로젝트 주피터'와 관련된 약 180억달러(약 23조9760억원)의 대출이 지난달 금융시장에서 위험 수준에 진입했다.

지역사회의 반대에 따른 전력 공급 인허가 지연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오라클의 미시간주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발행된 채권 가격도 7월 액면가 수준에서 최근 1달러당 87센트까지 떨어졌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건설에 막대한 자금이 먼저 투입되는 반면 실제 수익은 시설이 완공되고 가동을 시작한 뒤 발생한다.

따라서 전력 공급이나 건설 일정이 지연되면 채권 투자자들이 당초 예상했던 수익 창출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쉬브랑 CIO는 전력 공급과 건설 지연 이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채권이 실제 사업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평가돼 왔다고 분석했다.

신용스프레드는 투자자가 회사채 등의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보다 추가로 요구하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 주민 반발 확산…이미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 가치 주목


미국 각지에서 확대되는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움직임도 금융시장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랐다.

FT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물 사용량과 소음, 대기오염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면서 일부 건설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뉴욕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제안에 엄격한 제한을 도입했으며 다른 주들도 유사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사업 허가를 확보하고 계획된 일정에 맞춰 시설을 완공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신규 시설 건설에 따른 위험이 커지면서 이미 완공돼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의 상대적 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컬럼비아 스레드니들의 톰 머피 미국 투자등급 채권 부문 책임자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 의사결정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미 건설돼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은 된다"고 말했다.

신규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전력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러한 문제를 이미 해결한 기존 시설의 사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코어위브 넘어 프로젝트 금융시장으로 번진 불안


AI 인프라 관련 채권 매도세는 앞서 신흥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FT에 따르면 코어위브가 발행한 채권은 액면가 1달러당 80센트 아래로 떨어졌으며 15일 수익률은 15%에 근접했다.

채권 가격이 이 수준까지 하락하면 일반적으로 재무적 어려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코어위브 주가는 이번 주 17%, 경쟁사 네비우스 주가는 18%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의 채권 매도세는 외부 차입에 크게 의존하는 네오클라우드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임차를 전제로 건설하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도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AI 인프라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위험 평가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AI 기업들이 서로 투자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순환금융 구조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산업의 자금조달과 상업적 거래 관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서로를 참조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거래가 실제 최종 수요와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FT는 오픈AI의 기업공개(IPO) 연기와 앤스로픽의 분기 매출 증가세 둔화가 AI 산업의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고 보도했다.

AI 인프라 투자의 속도와 이를 뒷받침할 매출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우려다.

◇ 초대형 고객 확보해도 건설·수익 위험은 별개


대형 기술기업이 장기 임차 계약을 맺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채권 가격 하락은 AI 인프라 투자시장에서 나타나는 위험의 성격을 드러낸다.

주요 고객이 확보돼 있더라도 건설 일정과 전력 공급, 실제 사업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의 최종 수요뿐 아니라 시설을 계획대로 완공하고 충분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FT가 인용한 데이터센터 채권 가격은 이러한 변화가 이미 개별 프로젝트의 금융비용과 투자자들의 위험 평가에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이페리온과 엑스칼리버, 허트8의 데이터센터처럼 대형 기술기업과 연결된 사업에서도 채권 가격이 액면가보다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위험 보상은 높아지고 있다.

FT는 데이터센터 채권시장이 신용도가 취약한 사업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구분하는 과정에 들어섰다는 시장 전문가의 평가를 전했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과 별개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이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금융시장의 검증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