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청바지!”라는 구호가 유행했다는데 이제 당신들은 또 어떤 준비들을 하고 계신지. 나는 건배사를 유독 싫어했다. 우리끼리 뭔가 잘 해내보자는 야합의 느낌도 그랬고, 돌림차순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선동을 강요당하는 듯한 분위기도 싫었다. 굳이 그럴 일도 아니었다. 건강이든 행복이든 입을 모아 빌어주는 것이 뭐 그리 대수라고 말이다. 믿을지 모르겠으나 내 어린 시절에는 술이 얼큰해지면 건배사가 아닌 무반주의 노래가 자리를 타고 돌아갔는데 시를 읽어준 어떤 선배도 있었다. 삼성동의 후미진 선술집이었으리라 기억되는데 굵은 안경테의 그 선배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져 있는 듯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행복(幸福)> 부분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 /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 너의 따뜻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어가 /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 최승자,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부분
나라도 곁에 없으면 /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 나는 너무 놀라 번개같이, 번개같이 사랑을 발명해야만 했네
- 이영광, <사랑의 발명> 부분
김시래(정보경영학박사, 트렌드라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