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강남 부자들은 부동산 규제 위주 정책이 집값 급등을 불러온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이는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역대 진보 정부의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경실련 분석을 보면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 약 3억 원이던 서울 30평형 아파트값은 22년간 12억8000만 원까지 올라 4.3배 상승했다. 정권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80%, 문재인 정부 119% 등 진보 정권 시기에 집값이 폭등했다. 반면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부에서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일부 마이너스도 있었다.
이재명 정부는 전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도 실제로는 유사한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수요자 매수 억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올해 서울 주택시장은 공급 부족(입주 물량 최저 수준)이 맞물리면서 거래는 적어도 호가가 올라가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또 재건축 안전진단·용적률 제한 등 정비사업 규제 강화로 서울 도심 공급도 위축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극단적으로 서울 공급을 위축시켰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시장은 뉴타운·재개발 정비(예정)구역 683곳 가운데 393곳을 해제했다. 서울시는 신축 주택 약 20만 가구의 잠재 공급이 사라졌다고 추산한다. 뒤늦게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부동산 정치 지형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값 폭등기에 서울 무주택 2030 남성층의 보수화가 두드러졌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다주택·유주택 비중이 높은 4050 세대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유지되는 ‘역전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과거에는 주택 소유층이 보수화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청년층이 보수화되는 역설이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잃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였다는 점은 정치권의 공통된 인식이다. 서울 집값 급등은 청년과 서민의 미래 기대를 꺾었다. “열심히 벌어도 집 한 채 못 산다”는 체념을 확산시켰고, 대한민국은 이런 현실에 침몰하고 있다. 이 같은 불신 위에선 아무리 복지·공정 담론을 외쳐도 정치적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다.
향후 선거 전략 면에서 볼 때 민주당이 계속 “임대주택 확대, 전·월세 보호” 중심의 프레임에 머무른다면, 무주택 청년과 2030 남성 이탈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세입자 보호는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유권자들은 ‘세입자 권리’보다 ‘언젠가 집을 가질 수 있는 사다리’를 요구하고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