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담배의 판매 이익 자체는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담배를 구매하러 온 고객이 음료나 식품, 생활용품을 함께 구입하면서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담배소매인 지정 여부는 단순한 판매권을 넘어 영세 점포의 매출과 생존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경영 요소다.
담배소매인 거리 제한은 판매점이 지나치게 밀집하는 것을 막아 소매인 간의 과도한 경쟁을 줄이기 위한 제도다. 또한 청소년의 담배 접근성을 관리하고 국민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공익적 목적도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규제를 단순히 폐지하자는 접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거리 제한이 곧바로 동네 슈퍼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점 수를 제한한다고 모든 점포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유통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담배소매인 제도가 실제 골목상권에 어떤 효과를 내는지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담배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제공하는 장려금이나 지원제도 역시 살펴봐야 한다. 거래 규모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것 자체를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형 유통망에 유리한 거래조건이 반복된다면 영세 소매점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담배는 일반 상품과 달리 판매와 판촉행위에 법적인 제한이 따른다. 따라서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지급하는 장려금이나 지원금의 성격과 지급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합법적인 거래지원과 사실상의 판매촉진을 명확히 구분하는 관리체계도 함께 요구된다.
동네 슈퍼 역시 담배 판매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 특산품과 간편식, 신선식품, 택배, 배달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면 담배 이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 결국 담배권 보호만으로는 골목상권의 미래를 보장하기는 어렵다.
규모화를 위한 공동구매와 공동물류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개별 점포가 대기업과 가격·물류 효율에서 경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의 공급망 구축 지원을 전제로 여러 슈퍼가 공동조직을 구성하면 구매력을 높이고 물류비를 줄이는 동시에 경영교육과 정보 공유도 가능하다.
담배 제조사와 유통기업도 책임을 나눠야 한다. 제품 공급에 머물지 않고 재고관리와 매장 운영, 디지털 시스템 활용 등을 지원한다면. 소상공인의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지원이 담배 소비 확대나 청소년 판매촉진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법적 기준과 투명성을 지켜야 한다.
가칭 ‘소상공인 담배소매인 상생협회’ 등 공동조직도 검토해야 한다. 공동구매와 물류를 넘어, 법률·행정 상담, 경영교육, 디지털 전환 등을 지원하고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와 현장 사업자를 연결하는 창구가 된다면, 대국민 계몽을 위한 소규모 점포의 협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제조사나 대형 유통기업이 이런 조직에 참여할 경우. 이해관계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지원금과 협찬 내용을 공개하고 의사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소상공인 지원이 특정 제품의 판매촉진 수단으로 변질하지 않도록 독립적인 감시도 필요하다.
담배소매인 문제는 규제 강화와 완화만의 선택이 아니다. 국민 건강과 영세 사업자의 경영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담배 제조사는 동네 슈퍼에 관련 서비스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는 적절한 상품력과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지속되게 병행해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