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2027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을 전년 대비 22.6% 늘린 9조6000억 원 수준으로 편성했다. ‘K-컬처 400조 시대’라는 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콘텐츠 산업과 연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두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민간 기업들 역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뷰티·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제품을 해외로 운송하며 K-컬처 수출 지원에 직접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이면에는 구조적인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바로 K-컬처의 해외 진출 규모와 성과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 기반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콘텐츠·예술 분야의 수출은 디지털 콘텐츠와 같은 무형의 상품뿐 아니라 라이선스, 제작·전시 서비스 등 다양한 비가시적 형태로 이뤄진다. 또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유통 환경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문화 분야 수출 통계는 사업체 조사 자료나 일부 행정 통계에 의존하는 실정이어서 정확성·적시성·비교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많다.
현장에서는 실제로 해외 소비자 조사, 검색량, 조회수, 구독자 수, 차트 순위 등 인지도와 인기도 중심의 지표가 널리 활용된다. 이런 지표들은 해외 소비자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수요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어디까지나 간접적인 수치에 불과하며 실제 경제적 거래나 수출 규모를 직접적으로 산출하지는 못한다. 그 결과 산업 규모와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에 한계가 있고, 조사 대상과 기준 역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져 전체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미흡하다.
이제 변화하는 국제 통상 환경과 디지털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관세 자료와 외국환 거래 자료 등 다양한 행정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정확하고 시의성 있는 수출 통계를 생산·관리할 수 있는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 실제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펴낸 ‘케이-컬처 수출 통계 개발을 위한 기초 설계 연구’도 이러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 사업체 조사를 넘어 다양한 행정자료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정보까지 결합해 종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통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K-컬처는 이미 전 세계인의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한국 드라마·음악·뷰티·패션 등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며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를 크게 확장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상을 꾸준히 높이려면 화려한 성과를 떠받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기반, 즉 정확한 수출 통계 수치가 전제돼야 한다.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정책을 위한 길잡이이자 산업의 미래를 설계하는 토대다.
지금이야말로 K-컬처 수출 통계 개발을 위한 기초 설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통계 생산과 활용 체계를 갖춰야 할 시점이다. K-컬처가 세계 속에서 더욱 확고히 자리 잡으려면 무대 뒤에서 산업을 견고하게 받쳐주는 ‘숫자의 힘’을 길러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길이다.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