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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보증보험 미가입했지만 과태료 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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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 보증보험 미가입했지만 과태료 낸 적 없다

세입자들은 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HUG 알림톡으로 알아봐야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서부관리센터에 있는 악성임대인 보증이행 상담창구에서 사기 피해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악성 임대인’들이 제대로 전세 보증보험 가입을 했는지 알아보는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임대사업자의 임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은 지난 2020년 8월부터 의무화됐다. 그런데 이를 지키지 않고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그동안 임대사업자들이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철저히 확인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빌라왕’ 김 모(42)씨의 경우 피해자가 대거 나온 서울 강서구에서도 보증보험 미가입에 따른 과태료 처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지난달부터 관할 지역 주택 임대인들이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조사 대상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관리하고 있는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들이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가운데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전혀 갚지 않은 임대인의 명단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이들 악성 임대인들의 보증보험 가입 여부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법 개정으로 지난 2020년 8월 모든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기존 임대사업자에게는 1년 유예기간을 줬다. 이에 따라 2021년 8월부터 가입 의무가 생겼다. 의무 준수 여부를 감시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주체는 지자체다.

문제는 주택 1139채를 갖고 있다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죽은 빌라왕 김씨 같은 전세사기꾼들은 세입자들에게 자신이 등록임대사업자이므로 보증보험에 의무 가입한다고 해놓고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 사건 피해자가 대거 나온 서울 강서구의 경우 전수조사 대상이 된 김씨 보유 주택 71세대 중 보증보험 가입 의무가 있음에도 가입하지 않은 주택은 51세대였다.

그러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김씨가 강서구에서 납부 통보를 받은 과태료는 1건도 없었다. 임대의무 기간 안에 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주택을 팔아서 부과된 과태료가 7건(총 2억1천만원) 있었다.

강서구는 “보증보험 가입 의무 관련 조사를 진행하던 중 김씨가 사망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했다”며 “(강서구 내) 전수조사 대상 주택 1527건 중 가입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254건에 대해 과태료 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김씨는 이달 13일 기준으로 전국 35개 자치구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고 임대하는 주택 은 총 462채다. 서울 강서구 외에도 여러 지자체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김씨가 임대사업자로서 보증보험 가입 주택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44채(10.5%)다.

김씨는 보증보험 가입 예정이라며 임대차계약을 신고했다. 구청은 나중에 서류를 보완하라며 일단 신고를 받아줬다. 임대차계약 후 가입하는 보증보험은 보통 가입까지 1∼2개월이 걸린다.

이후 김씨가 보증보험 가입 서류를 내지 않았는데도 확인이 이뤄지지 않아 과태료를 물지 않았다. 그런데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와 지자체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보증보험 가입 동향을 보면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됨에 따라 가입자는 크게 늘었다. 그러나 부동산업계에선 여전히 보증보험 미가입 임대사업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HUG는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임차인 알림톡 시스템을 내놓고 임차인에게 임대인의 보증보험 가입 사실을 공지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임대인이 보증보험에 가입했는지를 알림톡을 활용해 살펴보는 것이 좋다.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이런 전세 사기를 차단하기 위해 현행 제도를 많이 바꿔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부동산 우선 전월세 시장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임대차신고제 전면시행이 되어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전세계약의 경우 최우선변제금 이상 계약때는 모두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보장 보험가입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장보험 가입 의무화와 함께 허그가 악덕 임대사업자들이 남용하지 못하도록 등록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또한 집주인이 매도할 경우 새로운 임대인의 채무 등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세입자가 알고 동의해주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가장 먼저 시세를 초과하는 전세보증금 계약을 하지 않도록 시세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물론 아파트처럼 쉽지는 않으나 실거래가 정보제공 등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물론 주택 등록임대 사업자만 대상이나 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며 “기준도 공시가격 대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처벌 기준 강화하고 세입자 등 전세사기 홍보 등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며 시행 예정 과세체납 정보 공개 등 소유자 신용정보 등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합수 겸임교수는 세입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세입자도 시세조사를 해야 하며 과도한 보증금 계약을 확정일자 믿고 계약하는 것도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시세 대비 80% 수준에서 가격 판단하고 전세가율도 70%이내에서 주의해야 할 것. 그렇지 않을 경우 반전세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틀에서 전월세 계약은 사적계약이므로 당사자가 전세 계약시 대출이 없다고 무조건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전세보증금 보호 자구책 철저히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uckyk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