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행동반경 넓히는 행동주의 펀드, 속속 승전보

글로벌이코노믹

행동반경 넓히는 행동주의 펀드, 속속 승전보

지난 2020년 2월 KCGI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동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정준범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0년 2월 KCGI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동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정준범 기자
3월 주총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사항이 더 적극적인 경영 개선 요구로 이어지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곳곳에서 주가 상승의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주행동 대상이 된 기업들 주가가 올해 들어 대부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의 주가는 11만6000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51.26% 급등했다.

에스엠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의 공격을 받아왔는데, 얼라인은 지난 9일 에스엠을 향해 이미 계약이 종료된 라이크기획에 로열티를 더 이상 지급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계약이 조기 종료됐지만 여전히 로열티를 지급하도록 약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공격한 것인데, 대주주 이수만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에 '일감 몰아주기' 등의 형태로 부당한 이득을 줘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카카오의 2대주주 차지에 이어 하이브의 인수 추진까지 겹치면서 에스엠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31%가량 급등세를 나타냈다. 에스엠의 중장기적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하이브가 제시한 에스엠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투자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공개 매수를 진행 중인 오스템임플란트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36.28% 상승했다.

MBK·UCK 연합이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과거부터 오스템임플란트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지적하며 최규옥 회장 퇴진 등을 주장해온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간섭을 시도한 것도 주가 상승을 자극했다. 지난 10일 KCGI가 공개 매수 참여를 공식화하며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도 공개 매수 가격인 19만원에 근접해 기존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혜택을 고스란히 누렸다.

얼라인이 주주환원정책 도입 등을 촉구하며 주주행동을 벌인 은행지주 7곳의 주가도 올해 들어 모두 올랐다.

JB금융지주(25.60%), 신한지주(15.91%), 하나금융지주(16.53%), KB금융(14.02%), DGB금융지주(12.88%), 우리금융지주(12.12%), BNK금융지주(8.31%) 등은 연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주주행동으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들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부분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행동주의 펀드들의 영향으로 소액주주들도 잇따라 주주제안에 나서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에 따르면 현재 소액주주 연대가 주주제안을 한 기업은 ▲DB하이텍 ▲사조산업 ▲알테오젠 ▲오스코텍 ▲이수화학 등이다. DB하이텍은 올해 들어 25.7% 급등했으며, 오스코텍(21.84%), 이수화학(10.7%) 알테오젠(5.1%) 등도 각각 상승했다. 소액주주들은 이들 기업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감사 선임 등을 제안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올해 들어 유독 활발한 편이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IB) 라자드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제안·요구한 건수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235건으로 집계됐다.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다였던 2018년(249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미국 135건, 유럽 60건, 아시아·태평양 지역 40건 등이었다. 내용별로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 매각 등 M&A 관련 제안이 100건에 조금 못 미치는 4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산운용(펀드)업계는 다양한 주주 활동 성공 사례에 고무적인 반응과 함께 동반 성장을 위해 진정성과 합리성을 갖춘 주주제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상무는 "이번 주총 시즌에선 감사나 감사위원 선임,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와 같은 주주 요구가 이전보다 훨씬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주주 행동주의도 국민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단순히 주가만 띄운 뒤 주식을 팔고 나가면 안 되며, 주주로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