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와 2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3위 KB자산운용과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위기감을 느낀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ETF 이름을 교체하는 등 15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 국내 ETF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눈에 띄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2년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명칭을 바꿔 'A'로 시작하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검색어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로 성장세에 큰 두각을 보여 순자산 4위까지 올라왔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KB자산운용이 ETF 명칭 변경을 통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뒤늦게 분준한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말 ETF 순자산 총액 9조7223억원에서 12조490억원으로 2조3268억(23.93%) 증가했지만, 오히려 점유율은 8.03%에서 7.60%로 추락했다.
반면, 한투운용의 경우 5조9178억원에서 10조7663억원으로 4조8484억(81.93%) 급증하면서 KB자산운용을 맹추격 하고 있다. 점유율도 지난해 말 기준 4.89%에서 6.79%까지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한투운용은 순자산 3위인 KB자산운용과 점유율이 1%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는다. 이 두 운용사는 3위 자리를 두고 소리 없는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다.
운용사들 사이에선 한투운용이 브랜드명 교체를 통해 큰 성과를 이뤄냄에 따라 운용사들의 브랜드명 교체를 주도했다고 보고있다.
하나자산운용도 지난 4월 'KTOP'에서 '1Q'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로 인해 한투운용과 하나자산운용은 KRX한국거래소 ETF상품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를 누리고있다.
신한자산운용도 지난 21년 'SMART'에서 'SOL'로 변경했다. 2~3년 전 각각 'ACE'와 'SOL'로 브랜드명을 교체한 한투운용과 신한운용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각각 6.7%, 3%의 ETF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브랜드명 교체 시기인 지난 2022년 초 대비 각각 2.1%포인트, 2.2%포인트 성장한 수치다.
이외에도 한화자산운용은 오는 23일 권희백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ETF 리브랜딩'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한화자산운용은 기존 'ARIRANG(아리랑)'을 대체할 ETF의 새 이름을 선보일 예정이다. 새 ETF명으로는 'PLUS(플러스)'나 야구단을 연상시키는 'EAGLES(이글스)' 등이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자 간담회는 ETF 브랜드 변경 배경과 향후 ETF 전략 상품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새 브랜드 이름은 간담회가 있는 23일부터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현재 국내에 상장된 ETF 상품 870개 중 239개의 ETF의 명칭이 바뀌게된다.
하지만 최근 ETF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상품 이해도가 높아진 만큼 운용사들이 검색 우위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투운용과 신한운용이 ETF 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것은 우수한 상품성이 바탕으로 개인투자자의 자금을 끌어들인 덕분"이라며 "단순히 브랜드명을 교체한다고 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인턴기자 0328syu@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