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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상반기 ESG 평가 발표...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 순위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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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상반기 ESG 평가 발표...현대홈쇼핑·현대백화점 순위 '급상승'

국내 기업, 감사 독립성·사외이사 견제 기능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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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계=글로벌이코믹
서스틴베스트의 올해 상반기 ESG평가에서 연결자산 2조원 이상 그룹에서 현대홈쇼핑과 현대백화점이 1위와 2위를 싹쓸이 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3위에서 1위에 등극했고, 현대백화점은 21위에서 2위로 19계단 점프했다. 지난해 50위권 이내 기업 중 상위권에 있던 고려아연·미래에셋증권·POSCO홀딩스 등은 50위권 밖으로 순위권에서 대폭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지배구조 중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감사 및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실질적으로 후퇴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추진이 예고된 상법 개정안과도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20일, 국내 1, 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번 평가에서는 지배구조(G) 영역 중 △내부 감사부서의 독립성 △장기 재직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비중 △사외이사의 찬성 외 의견 제시 여부 등 감시 기능과 직결된 주요 지표들이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은 55.4%로, 전년(53.4%)보다 2.0%p 증가했다. 이는 기업 내 감시 체계가 제도적으로는 마련되어 있어도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경영진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함을 보여준다.
또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해당 회사에 6년 넘게 재직 중인 기업의 비중은 26.2%로, 전년(24.2%) 대비 2.0%p 상승했다. 감사나 감사위원의 장기 재직은 경영진과의 유착으로 인해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기업의 비율은 95.3%에 달했으며, 이는 전년(94.1%) 대비 1.2%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폭이 더욱 두드러졌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결과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개정안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 포함, 감사위원 선임 시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3%룰 적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와 주주 권한 확대를 위한 제도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감사와 사외이사는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구” 라며 “이들의 독립성과 실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주주와 투자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안은 국내 기업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자율 개선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배구조 부문에서의 취약점이 분명히 드러난 이번 평가 결과 속에서도, ESG 전반에 걸쳐 책임 있는 경영을 실천하며 모범적인 성과를 거둔 기업들도 함께 확인되었다. 서스틴베스트는 동일 평가를 통해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개사를 ‘2025년 상반기 ESG Best Companies 100’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붙임1] 그림 참고)

선정은 자산 규모에 따라 ▲2조원 이상 상장사 50곳 ▲5천억~2조원 미만 30곳 ▲5천억원 미만 20곳으로 나뉘어 이뤄졌으며, 2조원 이상 상위 기업으로는 현대홈쇼핑(057050), 현대백화점(069960), KT(030200), 5천억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으로는 HK이노엔(195940), 현대그린푸드(453340), 콜마홀딩스(024720), 그리고 5천억원 미만 기업에서는 동일고무벨트 (163560), 안랩(053800),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등이 이름을 올렸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ESG Best Companies 발표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ESG 경영의 모범 사례를 조명하고자 했다. 이는 제도적 개선과 더불어 민간 차원의 책임 있는 경영문화 확산이 더욱 절실하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이코노믹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한 결과 연결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들의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순위 변화는 다음과 같다.

▲순위 상승 기업(상승폭 높은 순)

HD현대인프라코어(50위-> 16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47위-> 19위), 대상홀딩스(43위-> 21위), 현대백화점(21위-> 2위), 대한항공(39위-> 29위), 삼성증권(42위-> 33위),

교보증권(44위-> 36위), KCC글라스(18위-> 12위), KT(8위-> 3위), 롯데정밀화학(46위-> 41위), 현대홈쇼핑(3위-> 1위), LG생활건강(24위-> 22위), 유한양행(5위-> 4위)

▲순위 하락 기업

한진(16위-> 45위), 포스코퓨처엠(19위-> 47위), 현대모비스(22위-> 43위), DB하이텍(10위-> 24위), SK스퀘어(11위-> 23위), LG이노텍(7위-> 18위), 동아쏘시오홀딩스(21위-> 32위), 삼성전기(27위-> 37위), 카카오뱅크(32위-> 42위), BGF(6위-> 14위), GS리테일(4위-> 9위), NAVER(1위-> 5위), 현대엘리베이터(14위-> 17위)

▲신규 진입

풀무원, 제주은행, NCSOFT, OCI홀딩스, 현대지에프홀딩스, DL이앤씨, 한진칼, NH투자증권, KCC, 한국항공우주산업, LGU+, 아모레퍼시픽, HD현대건설기계, 한국콜마,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호텔신라,서연,HD현대중공업,SK네트웍스,아모레퍼시픽홀딩스,HMM,CJCGV,현대글로비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탈락 기업

고려아연,미래에셋증권,POSCO홀딩스,SK이노베이션,쌍용C&E,엘앤에프,엔씨소프트,LX하우시스,아모레퍼시픽그룹,BGF리테일,기업은행,현대오토에버,S-Oil,한국가스공사,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SK하이닉스,한화투자증권,롯데쇼핑,LS ELECTRIC,오리온,농심,지역난방공사,현대제철,NHN

(참고) 서스틴베스트 ESG평가 개요

서스틴베스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상장기업 ESG 평가를 도입하여 현재는 약 1, 300개의 상장ᆞ비상장기업에 대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ESG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수준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평가 결과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ESG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 ESG 분석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와 위험을 평가하는 것으로 기업의 경영 활동이 환경과 사회에 친화적이고 지배구조가 건전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서스틴베스트의 기업 ESG 평가는 사업보고서 공시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시점을 고려하여 시의성 있는 평가를 제공하고자 1년에 2번 실시된다. 상반기에는 12월 결산법인의 사업보고서 공시에 맞춰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하반기에는 환경, 사회를 보강하여 종합 평가를 실시한다.

서스틴베스트는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평가 대상 기업들을 연결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5천억원 이상 2조원 미만, 5천억원 미만의 세 그룹으로 구분해 규모별로 차등화된 기준에 따라 점수를 산출하고 이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여 발표하고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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