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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1조 관세' 재건…7월 24일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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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301조 관세' 재건…7월 24일 시한폭탄

대법원 위헌 판결 후 새 관세 장벽 구축…필리핀·남아공 수혜, 싱가포르 불이익
한국, 12.5% 타깃 포함…기존 합의한 15% 상한 지켜낼 수 있나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무너진 '해방의 날' 관세 장벽을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를 무기로 다시 쌓으면서, 교역국별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각) 새로운 관세 체계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20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상호관세를 위헌으로 판결하자,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0%의 임시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부과 가능 기간이 최장 150일로 제한돼 오는 7월 24일이면 효력이 사라진다. 관세 공백을 메울 새 수단이 무역법 301조다.

트럼프 행정부는 '강제노동 제품 수입 차단 미흡'과 '구조적 과잉생산'이라는 두 갈래 혐의를 앞세워 60개 경제권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공개했다.

수혜국과 피해국, 어떻게 갈리나

새 관세 체계에서 가장 뚜렷하게 이익을 보는 나라는 필리핀이다. 지난해 4월 2일 '해방의 날'에 19% 관세를 부과받았던 필리핀은 강제노동 301조 조치가 적용될 경우 세율이 12.5%로 낮아진다.

과잉생산 조사 대상에서도 빠져 추가 인상 부담이 없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4월 미국의 필리핀 수입액은 77억 달러(약 11조 827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늘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수혜국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 정부의 백인 아프리카너 차별을 문제 삼아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던 이 나라는 강제노동 조사 결론이 나면 12.5%로 세율이 크게 내려갈 전망이다.

파키스탄(29%→10%), 미얀마(44%→0~2%), 라오스, 레소토도 관세율이 대폭 낮아지는 소규모 수혜국 군에 속한다.

반면 싱가포르는 분명한 피해국이다. 지난해 4월 국가별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졌던 싱가포르는 이번 강제노동 조사로 12.5% 관세 대상에 올랐고, 과잉생산 조사까지 더해지면 세율이 추가로 올라갈 수 있다.

세계 최대 환적 허브라는 특성상 복잡한 공급망을 통해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무역정책 연구기관 힌리치 재단의 데버라 엘름스 무역정책 총괄은 "싱가포르는 10%라는 견딜 만한 세율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제 더 불리한 자리로 밀려날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한국, 12.5% 관세 타깃…'15% 마지노선' 방어전


한국의 처지는 불확실성 한가운데 놓여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 제품 수입 금지 조치를 충분히 도입·집행하지 않은 45개 경제권에 12.5%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한국이 이 범주에 포함됐다.

USTR은 3월 11일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제조업 과잉생산 명목의 추가 301조 조사도 시작했다. 7월 24일 122조 관세 만료 전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일정을 공개한 상태다.

한국 정부의 핵심 목표는 두 건의 301조 관세가 합산되더라도 전체 세율이 지난해 미국과 협상해 확정한 15% 상한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당시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37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이 예고했던 25%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위법 판결이 내려진 상호관세 15%를 다시 복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새 관세가 "그 범위 안에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301조 관세 체계가 기존 최혜국대우(MFN) 세율에 더해지는 방식으로 설계될 경우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최근 보고서에서, 15% 상한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한국 수입품에서 연간 43억 달러(약 6조 원)의 관세 수입이 미국에 귀속되는 것으로 모델링했다.

그러나 이 상한이 무너지면 보복 악순환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일본·인도·유럽연합(EU)·영국 등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율 상한을 합의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기존 협정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미 당국이 재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EU를 향해 "합의는 합의"라는 표현으로 기존 협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독일에 대해 '혁신 의약품 저가 수입' 명목의 추가 301조 조사를 최근 개시하는 등 예외 없는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최종 결과는 7월 24일 시한이 다가올수록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