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차피 노벨상 못 받을 것"…"평화 대통령" 어필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재임 중 수상자는 3명뿐…오바마 수상 당시 논란 재조명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재임 중 수상자는 3명뿐…오바마 수상 당시 논란 재조명

◇ 3개국 지도자, 트럼프 평화상 지명 잇달아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지역 공로를 이유로 노벨 평화상 수상 후보로 지명하는 편지를 노벨위원회에 보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도 올해 인도와의 분쟁에서 휴전을 중재한 미국 역할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명했다. 다만 이 결정은 이후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파키스탄 내에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브라이스 올리기 응게마 가봉 대통령은 지난주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콩고민주공화국과 르완다 간 평화협정을 중재한 공로로 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테일러 로저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 년에 걸친 콩고와 르완다 간 전쟁을 끝냈고,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전쟁을 끝냈으며,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을 끝냈다"고 밝혔다. 또한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유지했으며, 아브라함 협정을 성공리에 중재했고, 분쟁 12일 만에 이스라엘과 이란 간 역사에 남을 휴전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 대변인은 "그는 이란의 핵 능력을 없앰으로써 다른 어떤 대통령도, 심지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대통령조차도 이루지 못한 일을 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 노벨 평화상을 받을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 역대 미국 대통령 수상자 3명뿐…오바마 수상 논란도
수년간 세계 무대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수많은 평화협정을 중재했는데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매우 적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우드로 윌슨, 버락 오바마 등 3명이 재임 중 이 상을 받았고, 지미 카터는 대통령에서 물러난 지 수십 년 뒤인 2002년에 받았다.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수상했을 때도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오바마 행정부 국가안보회의 전 대변인인 토미 비에터는 당시를 되돌아보며 "당시 백악관 생각은 농담이겠지였다"며 "우리는 취임한 지 1년도 안 됐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당시 노벨위원회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국제 외교와 민족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뛰어난 노력"을 인정해 상을 줬다고 밝혔다.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의 당시 서기였던 게이르 룬데스타드는 나중에 AP와의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가 잘못 판단한 결정이라며, 오바마 대통령 자신을 포함한 집중된 검토는 노벨상 위원회 뜻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이슨 카터 전 대통령 손자는 워싱턴포스트에 할아버지가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북한, 인도네시아, 수단을 방문하는 등 인도주의 활동으로 미국에 "평화의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면에서 국제 인도주의 원조를 하려는 노력은 미국이 최근 등한시한 것"이라며 "우리가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현 대통령 임기 중 대외 원조 우선순위를 크게 낮췄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쇄를 추진하고 의회에 해외 원조 프로그램 자금 지원을 끊는 90억 달러 계획안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이란 갈등을 해결하고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노벨 평화상은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하지만 국민들은 내가 한 일을 알고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