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수요의 3배 이상 급증...中, 공급 과잉 '주도'

글로벌이코노믹

전기차 배터리 공급량, 수요의 3배 이상 급증...中, 공급 과잉 '주도'

S&P 글로벌 모빌리티 "2026년까지 수요의 3배, 2030년 2배 이상 공급 예상"
美·日 등 '국내 생산' 전략, EV 판매 둔화에 '좌초' 위기…CATL 등 中 기업 투자 지속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전기 자동차(EV) 배터리 제조업체 옥틸리온의 생산 라인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전기 자동차(EV) 배터리 제조업체 옥틸리온의 생산 라인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전기차(EV) 배터리 공급량이 수요의 3배 이상으로 급증하며, 일본과 미국과 같은 국가의 국내 생산 확립 노력에 역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EV 수요 둔화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와 함께, 중국의 압도적인 생산력이 글로벌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2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EV 생산 시설의 총 연간 용량은 393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예상 수요(1161GWh)의 3배가 넘는 수치다.

이러한 공급 과잉은 2026년까지 최소 3배, 2030년에는 2배 이상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비공개 생산 시설 용량을 고려하면 실제 격차는 더 클 수 있다.
중국은 전 세계 EV 배터리의 약 70%를 생산하며,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ATL이 시장을 주도했고 비야디가 그 뒤를 이었다.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은 각각 3위와 6위를 차지하며 점유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배터리 생산을 장려했지만, 이러한 전략은 예상치 못한 EV 수요 감소로 인해 역효과를 낳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의 공급 과잉은 심각하여, 올해 공급은 수요의 4.8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인센티브를 폐기하고 있는 상황도 기업들의 투자 계획 재고를 부추기고 있다. 파나소닉은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을 연기했으며, 한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도 실적 감소로 인해 미국 투자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토요타는 일본에서 계획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연기했고, 혼다는 캐나다에서 EV 및 배터리 시설 계획을 2년 연기하고 있다.

배터리 공급 과잉은 EV 판매가 냉각되기 시작한 2024년 이후 점점 더 분명해졌으며, 지난해 배터리 가격은 킬로와트시당 평균 111달러로 2023년보다 26%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까지 이 수치가 약 8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국내 수요가 지속되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중국 배터리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투자를 늘리고 있다. CATL은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BYD는 저가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결국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와 다른 업체 간의 기술 격차를 확대하여, EV 시장이 다시 도약할 경우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핵심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배터리 제조업체의 지출 둔화로 인해 2030년까지 리튬 및 니켈과 같은 자원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