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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부터 원전까지…건설업계, 동남아 시장 확대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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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부터 원전까지…건설업계, 동남아 시장 확대 잰걸음

GS건설, 인도네시아서 주택사업 추진
대우건설, 태국 총리와 개발사업 논의
DL이앤씨는 필리핀서 에너지사업 노려
삼성·현대, SMR·CCS 시장 진출 타진
GS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건설사들이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 건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793조 원으로 내년 국내 건설 시장 전망(111조 원)을 크게 웃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이 지난 18일 태국 정부청사에서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 태국 총리와 회담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이미지 확대보기
GS건설과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건설사들이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 건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793조 원으로 내년 국내 건설 시장 전망(111조 원)을 크게 웃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이 지난 18일 태국 정부청사에서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 태국 총리와 회담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대우건설
건설사들이 인도네시아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건설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물론 화학, 에너지 분야와 SMR(소형모듈원전) 시장까지 노리는 양상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GSDI(GSENC Development Indonesia)는 현지 부동산 기업 이스톤 그룹(Easton Group)과 빈타로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GSDI와 이스톤 그룹은 조인트 벤처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도네시아 남부 탕에랑 빈타로 지역의 3만㎡ 크기의 부지에 중산층을 위한 주택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대우건설도 태국에서 주택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18일 태국 정부청사에서 아누틴 찬위라꾼(Anutin Charnvirakul) 태국 총리를 예방하고 신규 사업 추진 등을 논의했다.

이날 정원주 회장은 “대우건설의 52년 노하우와 베트남에서의 성공적인 부동산 개발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태국에서도 현지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디벨로퍼로 적극적인 역할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도 “대우건설이 태국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인센티브 제공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인도네시아 첫 납사분해시설(NCC)인 라인 프로젝트를 준공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찔레곤 지역 약 99만여㎡ 부지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9억5000만 달러(5조6000억 원) 규모로 지난달 15일부터 상업운영을 시작했다.
라인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에서 가동하는 최초의 NCC시설이다. 이 프로젝트가 준공되기 전까지 인도네시아 제조업체들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수입한 납사를 사용해왔다.

DL이앤씨도 동남아에서 에너지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는 지난 1일 부산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이날 면담에선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대한 DL이앤씨와의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특히 DL이앤씨는 앞서 필리핀 최대 전력회사 메랄코(Meralco)와 업무협약을 맺고 SM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동남아 SMR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월 GE버노바·히타치 원자력 에너지(GVH)와 SMR 사업 전략적 파트너십(Strategic Alliance 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협약을 통해 GVH가 추진하는 사업 중 유럽·동남아시아·중동 지역 전략적 파트너로서 SMR 사업 초기단계부터 EPC(설계·조달·시공)까지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부유체 기반의 탄소 포집·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CCS) 기술로 동남아에서 온실가스 저감에 힘을 보탠다.

현대건설은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동남아시아 분산 CCS 저장소 운영을 위한 순차 이전 확장형 부유식 CCS 시설 및 CO₂ 주입 개념/기본설계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CCS 기술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땅속 깊은 곳에 안전하게 주입해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기술이다.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국책 과제는 동남아 해양 지역의 고갈된 유·가스전을 이산화탄소 저장소로 활용하기 위한 부유식 이산화탄소 주입 시스템의 개념과 기본설계 기술을 확보하는 것으로 총 연구비는 58억원에 이른다.

건설사들이 동남아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장 규모가 한국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동남아 건설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5385억 달러로 추정된다. 793조 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는 내년 국내 건설 시장 전망(111조 원)을 크게 웃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풍부한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를 지닌 곳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며 “규제도 유럽이나 미국 보다 적고 발주처의 신뢰도는 중동 보다 높다”고 말했다.


성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eird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