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주택 버블 예견했던 경제학자들 “데이터센터·반도체 투자, 이미 위험 구간 진입”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과거 주요 금융 버블을 사전에 경고했던 경제학자들과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 AI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AI 투자 흐름이 기술 확산의 초기 국면을 넘어, 자본 투입 속도가 실수요를 앞지르기 시작한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에 집중된 투자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핵심 성장 스토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낙관적 평가가 실제 수익 창출 구조보다 먼저 과잉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AI 기술 자체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속도와 규모가 산업의 흡수 능력을 넘어설 경우 구조적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기술이 아니라 투자 속도가 문제”
과거 닷컴 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미국 주택 시장 붕괴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견했던 분석가들은 이번 AI 투자 국면에서도 공통된 위험 신호를 언급한다. 기술 혁신의 방향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기술의 실제 수익화 속도를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투자의 급격한 팽창
AI 연산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전반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과 빅테크 기업들은 장기 수요를 전제로 대규모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 확보와 냉각 설비, 송배전 인프라까지 연쇄적으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투자가 실제 AI 서비스 이용 확대 속도와 정확히 맞물리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데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는 데이터센터 용량이 중기적으로 과잉 상태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AI 활용이 예상보다 느리게 확산될 경우, 설비 가동률 저하와 투자 회수 지연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에 쏠린 기대와 부담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평가받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AI 투자 붐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아왔다. 고성능 연산 칩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매출과 시가총액이 빠르게 확대됐다.
빅테크의 낙관론과 시장의 균열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AI가 생산성과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대규모 투자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낙관론과 실제 재무 구조 사이의 간극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서비스가 본격적인 수익 단계로 진입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설비 투자와 운영 비용이 기업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의 투자 구조와 직결된 문제로 평가된다.
과거 버블과 닮은 투자 신호들
비관론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요소는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변화다. 기술의 장기적 가능성에 대한 논의보다, 단기 시장 점유와 경쟁 우위를 이유로 투자가 정당화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닷컴 버블과 주택 시장 붕괴 국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측됐다. 기술이나 자산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분석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한 추격 투자와 시장 기대가 자본 배분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AI 투자 역시 이러한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붕괴가 아니라 조정의 문제
다만 모든 경고가 즉각적인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AI 산업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투자 속도와 규모가 조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이 경우 조정은 기술 개발 자체의 후퇴가 아니라, 과잉 설비와 과도한 기대에 대한 재평가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수익성이 검증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면서, 투자 흐름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I 투자 국면의 분기점
현재 AI 산업은 낙관론과 경고가 동시에 존재하는 분기점에 서 있다. 기술적 진보와 활용 가능성은 분명하지만, 이를 둘러싼 투자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경우 시장 조정은 불가피해질 수 있다.
과거 버블을 예견했던 분석가들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투자 패턴에 대한 경고 때문이다. AI 산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자본 배분의 속도와 방향에 대한 보다 냉정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AI가 경제와 산업에 미칠 장기적 영향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만 그 과정이 순탄할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위험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투자 국면은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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