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은 시작일 뿐, 서버 수천 대를 거대 공유 저장소로 묶는 삼성의 설계도
아마존과 MS 그리고 메타가 낙점한 포스트 엔비디아 표준... 통합 턴키로 이뤄낸 대반격
아마존과 MS 그리고 메타가 낙점한 포스트 엔비디아 표준... 통합 턴키로 이뤄낸 대반격
이미지 확대보기글로벌 반도체와 인공지능 업계 동향에 밝은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삼성의 이번 행보를 두고 HBM에서 입은 자존심 상처를 CXL이라는 거대한 해일로 덮으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라는 강력한 고객사를 등에 업고 전술적 승리를 거두고 있다면, 삼성은 CXL을 통해 엔비디아의 하드웨어 종속성 자체를 약화시키는 전략적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써 내려가는 반격의 시나리오는 2026년 3월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상용화 궤도에 올랐다.
HBM의 물리적 벽 허무는 CXL 3.0, 메모리 용량의 무한 확장을 선언하다
HBM은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하지만 GPU(그래픽 처리장치) 바로 옆에 붙어야 하기에 용량 확장이 어렵고 가격이 천문학적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주목한 지점은 바로 이 지점이다.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CXL 3.0은 서버 내의 CPU(중앙 처리장치), GPU, 메모리를 하나의 고속도로로 연결한다. 특히 삼성의 메모리 풀링 기술은 여러 대의 서버에 흩어진 메모리 자원을 하나의 거대한 공유 저장소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이는 HBM4(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를 아무리 높이 쌓아도 해결하지 못하는 메모리 벽(데이터 병목 현상) 문제를 아키텍처(구조 설계) 수준에서 해결하는 기술적 쾌거다. 기존 서버 대비 메모리 용량을 최대 10배 이상 확장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 핵심이다.
하이브리드 본딩과 아마존의 선택, 삼성만이 가능한 통합 턴키의 위력
MS와 메타가 낙점한 포스트 엔비디아 표준, 개방형 생태계의 중심에 선 삼성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MS(마이크로소프트) 및 메타(구 페이스북)와 CXL 3.0 기반 메모리 풀링 솔루션에 대한 실증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엔비디아의 GPU 독주와 고가 정책에 지친 빅테크들이 삼성의 CXL 기술을 대안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북미 데이터센터 관계자는 삼성의 CXL 솔루션을 도입할 경우 기존 대비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TCO)을 25퍼센트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최고 파트너가 되려 할 때, 삼성은 엔비디아 없이도 돌아가는 효율적인 AI 데이터센터의 표준을 세우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의 숨은 병기, 구글과 손잡고 애플의 성벽을 넘다
삼성의 반격은 데이터센터에만 머물지 않는다. 삼성은 구글과의 AI 혈맹을 더욱 공고히 하며 온디바이스 AI(기기 내부 인공지능)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최적화된 LLW DRAM(저지연 광대역 메모리) 공급을 위해 구글의 텐서(Tensor) 프로세서 설계팀과 CXL 인터페이스 통합을 완료하고 양산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는 애플의 폐쇄형 AI 생태계에 맞서 삼성과 구글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CXL 표준 연합을 형성했음을 의미한다. 우리 손안의 기기까지 파고드는 삼성의 LLW DRAM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생성형 AI를 실시간 구동할 수 있는 독보적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기술의 삼성, 수율의 늪을 건너 시스템 반도체 1위의 꿈을 현실로
결국 삼성전자의 비장은 집념이다. HBM4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력은 CXL이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삼성은 전사적 역량을 투입해 메모리 사업부와 시스템LSI(비메모리 설계) 사업부 간의 기술 장벽을 허물고, CXL 전담 연합팀을 통해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하이닉스의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 비율) 확보가 단기적인 전술적 우위라면, 삼성의 CXL 3.0 기반 메모리 풀링은 향후 10년의 AI 패권을 결정지을 전략적 대반격의 시작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