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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불러도 '버벅'…200만원 엑스리얼 아우라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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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 불러도 '버벅'…200만원 엑스리얼 아우라 써보니

제미나이 음성 명령 '삐걱'…국내 전용 앱은 치지직 하나뿐
함께 선보인 ‘1 프로+’, 3D 영상 프레임 2배로 몰입감 높여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체험 행사장 전경.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체험 행사장 전경. 사진=유덕규 기자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Gemini)를 품은 엑스리얼의 확장현실(XR) 글래스 '아우라(AURA)'가 국내에 출시됐다. 직접 써보니 넓은 가상 화면은 인상적이었지만, AI 기능의 완성도와 국내 콘텐츠는 숙제로 남았다. 가격 부담과 불편한 조작감 탓에 오히려 함께 선보인 보급형 제품의 3D 영상이 더 눈길을 끌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리얼은 30일 안드로이드 XR 기반 유선 XR 글래스 아우라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엑스리얼은 구글, 퀄컴과 협력해 아우라를 개발했고, 지난 28일(현지 시각) 미국 등에서 먼저 출시했다.

가격은 12GB 램(RAM)·256GB 저장공간 모델이 199만 원, 16GB 램·512GB 저장공간 모델이 229만 원이다. 12월까지는 할인 판매하며, 제품은 11월 하순부터 순차적으로 출고된다.

엑스리얼의 아우라 제품.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엑스리얼의 아우라 제품. 사진=유덕규 기자

아우라는 안경 무게를 95g 미만으로 줄이는 대신, 연산장치와 배터리를 스마트폰 크기의 '퍽(Puck)'에 따로 담았다. 안경과 퍽을 선으로 연결해 쓰는 구조다. 시야각은 70도이고, 소니의 초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엑스리얼 XR 글래스를 착용했을 때 보이는 화면 예시. 사진=엑스리얼이미지 확대보기
엑스리얼 XR 글래스를 착용했을 때 보이는 화면 예시. 사진=엑스리얼

이날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에서 열린 체험 행사에서 직접 써보니, 눈앞에 큰 가상 화면이 떠올랐다. 렌즈가 투명해서 화면을 보면서도 주변 사람과 사물을 함께 볼 수 있었다. 손을 뻗어 레이저 포인터처럼 가리키면 화면을 앞뒤, 좌우로 옮길 수 있었고, 손바닥을 마주 보게 한 뒤 손가락을 모으면 홈 화면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만 허공에 팔을 휘두르다 보니 피로감이 다소 있었다.

AI 기능은 아직 매끄럽지 않았다. 안경 다리 오른쪽 위의 버튼을 누르면 제미나이를 불러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특정 영상을 틀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원하던 영상은 재생되지 않았다. 유튜브 영상을 3D로 바꿔 보는 기능은 현장에서 체험할 수 없었다.

이날 아우라와 함께 전시된 '엑스리얼 1 프로+(XREAL 1 Pro+)' 제품.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날 아우라와 함께 전시된 '엑스리얼 1 프로+(XREAL 1 Pro+)' 제품. 사진=유덕규 기자

이날 함께 소개된 '엑스리얼 1 프로+(XREAL 1 Pro+)'의 3D 영상은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 연결해 화면을 띄우는 이 제품은 일반 2D 영상을 입체 영상으로 바꿔 보여준다. 3D 모드로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와 절벽 아래 파도가 치는 해안 영상을 보니, 전작보다 움직임이 한층 자연스러웠다. 1 프로+는 3D 변환 영상의 초당 프레임 수를 전작의 30프레임에서 60프레임으로 두 배 늘렸다.

국내 소비자가 쓸 만한 전용 콘텐츠도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엑스리얼이 소개한 XR 전용 앱은 NBA, 나스카(NASCAR), 폴아웃 등 대부분 해외 콘텐츠다. 국내 앱은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이 유일하다.

그래도 구글 플레이의 모바일 앱과 게임을 출시 첫날부터 쓸 수 있고, 노트북이나 휴대용 게임기를 선으로 연결해 큰 가상 화면으로 띄울 수 있다는 점은 눈에 띈다.

쉬츠 엑스리얼 최고경영자(CEO)는 "아우라는 주변 세상과 단절되지 않으면서도 공간 컴퓨팅의 힘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며 "투명한 렌즈, 업계를 선도하는 경량 디자인, 언제나 곁에 있는 제미나이, 출시 첫날부터 이용 가능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통해 XR이 약속하는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 엑스리얼 체험 행사장에 XR 글래스를 쓴 안드로이드 캐릭터 조형물이 놓여 있다. 아우라는 구글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첫 유선 XR 글래스다.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스퀘어 엑스리얼 체험 행사장에 XR 글래스를 쓴 안드로이드 캐릭터 조형물이 놓여 있다. 아우라는 구글 안드로이드 XR을 탑재한 첫 유선 XR 글래스다. 사진=유덕규 기자

스마트글래스 시장은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AR 글래스 출하량은 작년 62만 대에서 올해 131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엑스리얼은 메타와 함께 이 시장의 상위 5개 업체로 꼽힌다. 최근 대입 논술 시험장에서 AI 기능이 들어간 스마트안경을 쓴 수험생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이른바 ‘AI안경'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200만 원에 이르는 가격에 걸맞은 AI 경험과 국내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아우라의 과제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