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과 하이마트가 한 배를 타면서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큰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가 가전양판점 1위 업체인 하이마트를 인수함에 따라 기존 유통업계 순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롯데는 가전유통 시장점유율 35%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전국 하이마트 매장 314개를 확보하게 된다. 롯데마트의 체험형 가전매장 '디지털파크' 12개를 포함, 일시에 막강한 유통망을 갖춘게 된 셈이다.
더욱이 롯데와 하이마트의 M&A는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와 홈플러스의 긴장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롯데(9조7800억원)와 하이마트(3조4500억원)의 매출액을 더하면 13조2000억원을 넘는다. 이는 대형마트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매출 11조5000억원보다 1조7000억원 이상 많고 1위인 이마트(13조8000억원)와는 겨우 6000억원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연내 롯데마트가 유통업계 1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진 애널리스트는 "양사 모두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왔다"고 밝혔다.
롯데로서는 현재 가전사업 확대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 가장 강한 하이마트라는 회사를 갖게 되는 것이고, 하이마트는 젊은층 고객을 뚫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는 점에서 지원군을 얻은 셈이라는 것이다.
롯데와 하이마트 측 관계자들도 M&A에 따른 양자 간 혜택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도 '디지털파크'라는 이름으로 가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하이마트가 짧은 기간 안에 가전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이마트 관계자도 양측이 가전사업 분야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전자제품 전문점으로서 노하우를 보유한 1등 기업"이라며 "이처럼 롯데와 하이마트의 유통 노하우가 합쳐지면 영업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반면 신세계는 롯데의 하이마트 인수에 대해 "업계 내 파장을 따지긴 이르다"며 덤덤한 모습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해 "투자자들의 입장일 뿐"이라며 "최종 입찰 참여도 안했다.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달 초 인수를 포기했던 전자랜드 인수작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업성을 충분히 검토해 내린 결정인 만큼 기존 결정을 번복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함에 따라 현재 유통업계에서 진행 중인 또 다른 대형 M&A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세계가 몸통이 커진 롯데를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점에서 전자랜드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와 GS리테일, 교원, MBK파트너스, 중국 합작 전자회사 캉자그룹 등이 경합을 벌였던 웅진코웨이는 GS리테일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양사는 조만간 구속력 있는 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