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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없는 K-뷰티 위기"…글로벌 시장에서 J-뷰티에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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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없는 K-뷰티 위기"…글로벌 시장에서 J-뷰티에 밀려

중국·홍콩 시장에선 이미 밀려나, 미국 시장에서도 고전...독자적인 이미지 구축 필요

K-뷰티는 올 2분기 중국 시장에서 J-뷰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지난 5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화장품 미용산업 박람회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K-뷰티는 올 2분기 중국 시장에서 J-뷰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지난 5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화장품 미용산업 박람회에서 외국인 관람객이 뷰티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트렌디만 좇은 K-뷰티가 위기에 놓였다. 뒤를 바짝 추격해오는 J-뷰티에 중국과 미국 시장을 내어줄 상황에 처한 것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시장에서의 한국 화장품은 3위로 밀려났다. 일본 화장품 수요는 오히려 급증했다. 그동안 2~4위권에 머물던 일본 화장품은 지난해 84.4% 성장하면서 올해 1분기에서는 한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중국이 수입한 일본 화장품은 7억6631만 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입액의 23.6%를 차지하는 등 가장 많이 늘어났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입지가 줄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시장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5~2018년까지 줄곧 1위를 지키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2억5040만 달러로, 1분기 일본과 싱가포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반면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3억5036만 달러로 한국을 넘어 1위에 올라섰다.

미국 시장에서도 불안감은 이어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내 뷰티 시장 경쟁은 더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산 화장품의 미국 수입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점유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8년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9.38%, 일본은 4.11%였지만, 2016~2018년 수입 증감률에서 한국은 16.61%로 일본의 27.11%보다 뒤처졌다.

최근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 내 ‘J-Beauty’ 페이지를 따로 구성했다. 반면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K-뷰티 전문 온라인 판매점 중 하나인 글로우 레시피(Glow Recipe)는 자사의 제품들을 제외한 타사 K-뷰티 브랜드는 더 이상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글로우 레시피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유명한 드러그 스토어 체인점인 CVS, 화장품 멀티 전문점 ‘얼타 뷰티(Ulta Beauty)’ 등에서도 한국 화장품이 진열된 구간이 눈에 띄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해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K-뷰티라는 열풍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색조 전문 브랜드 ‘터치인솔’은 세포라에 입점한 브랜드다. 터치인솔과 세포라가 공동 개발한 ‘메탈리스트 스파클링 포일드 피그먼트’를 올해 초 미국 세포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시 출시됐다. 제품은 제조부터 개발까지 세포라와 함께 협업해 만든 글로벌 시장 타깃 제품이다. K-뷰티보다는 발색에 특화된 글리터 섀도우와 립 상품 등을 구성해 미국 현지 내에서 성공한 사례에 속한다.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메디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미국 소비자 전용 마스크팩을 선보였다. 깨끗한 그린 뷰티란 미국 뷰티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화학성분을 최소화한 6가지 제품 종류를 선별해 패키지로 출시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숨’에서 출시한 제품 ‘숨마’는 현지 시장에서 발효라는 콘셉트로 홍보됐다. 숨마 라인은 올 1~6월 기준으로 전년대비 395% 매출 신장을 하면서 중국 시장에 자리 잡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전문가는 “지난 2분기 중국 시장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에서 한국은 프랑스를 넘어서 2위를 차지했지만, 1위인 일본과는 수입액 차이가 더 벌어졌다”며 “지난 K-뷰티가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했지만 준비가 부족한 상태였다. 향후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마케팅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수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sj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