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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에선 '빅 백', 일상에선 점점 작아지는 '미니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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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에선 '빅 백', 일상에선 점점 작아지는 '미니 백'

간편결제 서비스와 IT 기기 대중화 영향

일상복에서 가방이 점점 더 작은 사이즈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코치, 빈폴액세서리이미지 확대보기
일상복에서 가방이 점점 더 작은 사이즈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왼쪽부터) 코치, 빈폴액세서리


패션쇼와 일상복 사이에서 가방 크기가 양극화되고 있다.
올해 봄·여름 패션쇼에서는 ‘뉴트로(New+Retro, 새로운 복고)’ 열풍에 힘입어 ‘빅 백’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몇 년째 계속되던 ‘미니 백’ 유행을 거슬러 넉넉한 수납공간의 빅 백이 패션쇼에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뉴트로 트렌드에 맞춰 나타난 1980년대 ‘맥시멀리즘’에 맞는 화려하고 큰 사이즈의 빅 백이 업계의 시선을 끌었다.

2020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에르메스, 보테가 베네타 등이 빅 백을 연이어 선보였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마스크, 위생용품 등 소지품이 늘어나면서 패션업계에서는 실용성을 강조한 빅 백의 귀환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일상복 속 가방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간편결제 서비스와 블루투스 이어폰 등 작은 IT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소지품이 휴대폰 하나로 줄었기 때문이다. 가방이 수납용이 아닌 개성 표현의 수단으로의 기능이 커지며 휴대폰 하나만 들어가면 끝나는 ‘마이크로 미니 백’ 등 작은 크기의 가방이 출시되고 있다.

코치의 새로운 ‘윌리스백’은 코치는 오리지널 라인에서 영감을 받아 미니 사이즈로 선보였다. 윌리스백은 손바닥과 비슷한 크기로, 코치의 시그니처 패턴과 파스텔 색감이 액세서리 효과를 톡톡히 준다.

멀버리는 기존 인기 상품인 ‘밀리 백’의 미니 사이즈를 새로 추가했으며, 메종 마르지엘라는 벨트로 맬 수 있을 만큼 작은 사이즈의 ‘스내치드 백’을 출시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가 높은 끌로에의 ‘C 미니 백’ 역시 휴대폰과 지갑 정도만 수납할 수 있는 크기다.

국내 패션기업에서도 ‘미니 백’ 열풍이 뜨겁다. 빈폴액세서리는 스마트폰과 카드만 간단히 수납할 수 있는 크기의 ‘온에어 미니 슬링백’을 선보였다. 입체 포켓이 포인트인 정사각형 형태다. 구호는 친환경 트렌드를 더해 텀블러 사이즈에 맞춘 ‘텀블러백’을 출시했다. 세로로 길쭉한 형태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동시에 살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옷에서는 화려한 패턴을 찾고, 가방은 거추장스럽지 않고 작은 크기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다”면서 “스마트폰으로 결제 등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어, 마스크와 스마트폰, 립스틱만 들어가면 되는 미니 백 유행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