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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vs 중고'…‘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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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vs 중고'…‘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 양극화 심화

명품 선호 현상은 계속되고 중고 시장은 빠르게 커져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품 소비가 늘고 중고 거래가 증가하는 등 소비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품 소비가 늘고 중고 거래가 증가하는 등 소비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경기 침체 속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소비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이 사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장기 불황과 취업난을 겪은 20·30대 등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특징은 선택과 집중이다. ‘나를 위한 소비’ 트렌드를 타고 하나를 사더라도 품질이 좋은 명품 구매가 늘었다. 동시에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면서 명품 이외의 상품에서 ‘가성비’에 집중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역신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명품과 가전 매출은 크게 늘었다. 특히 ‘황금연휴’ 기간이 겹친 이달 1~13일 남성 명품 매출은 11.1%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럭셔리 제품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도 올해 3월 모바일 앱 사용자 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는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를 분출하는 '보복 소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주요 유통 채널의 명품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일반 패션 매출은 떨어졌다. 국내 패션업계는 지난해 1분기 대비 적자 기업이 40% 증가했다. 이는 중고품 시장에서 의류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올해 중고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493만5399명이 중고거래 앱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약 280만 명)보다 76% 늘어난 수치다. 주 사용자층은 30·40대였으며 모든 세대에서 여성 사용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다.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은 현재 일일 사용자 수 156만 명 수준으로 전체 쇼핑 앱 중에서도 쿠팡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월 이용자는 700만 명이 넘는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고품 시장은 살림살이가 어려워질수록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중고 거래가 활발했으며, 40대 여성이 주 사용자인 것 역시 가계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용자가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밀레니엄 세대가 소유보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특성까지 반영돼 앞으로 중고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중고 거래가 늘어난 것이 재활용 등 친환경적 소비로도 바라볼 수도 있지만, 내수 침체로 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우려의 시각도 드러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