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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2)] 코로나19로 날개 단 '딜리버리 솔루션' 배달 로봇의 디자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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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의 디자인 인사이트(12)] 코로나19로 날개 단 '딜리버리 솔루션' 배달 로봇의 디자인 세계

2019년 대표적인 배달 로봇 업체인 스타쉽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의 대표 렉스 베이어(Lex Bayer)는 포브스(Forbes)지와 인터뷰에서 “2019년은 배달 로봇의 활용이 증가되면서 시장의 변화가 일어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내 배달 로봇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앤 마켓(Markets and Markets)은 글로벌 배달 로봇 시장이 2018년 1190만 달러(약 140억 원)에서 연평균 19.2% 성장하여 2024년에는 약 3400만 달러(약 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2019년 310억 달러(약 37조 원)에서 2024년 1220억 달러(약 146조 원)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하는 시장이란 뜻이다.

스카이프(Skype) 공동 창립자인 아티 헤인라(Ahti Heinla)와 야누스 프리스(Janus Friis)가 2014년에 설립한 스타쉽 테크놀로지스의 배달 로봇은 셀프 드라이빙(Self-Driving Delivery Robot) 로봇으로 반경 6㎞를 10㎏까지 운반 가능하며 사용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전체 이동경로와 위치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도착시 알림을 받는다. 사물을 탐색하며 보행자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
Starship robots ⓒ Starship Technologies이미지 확대보기
Starship robots ⓒ Starship Technologies
스타십 로봇의 디자인은 일반적인 원 박스 카(One Box Car) 타입으로 전면은 카메라와 충돌 방지 센서로 구성되고 전면 하단에 범퍼와 LED가 일체형으로 장착되어 있다. 타이어가 범퍼보다 튀어 나온 형태로서 일반적인 충돌 방지 개념의 범퍼 구성은 아니다. 상단에는 열 수 있는 뚜껑이 위치하고 내부에 음식을 보관하는 구조로서 일반적인 배송 로봇 대부분이 스타십과 대동소이한 구조이다. 전체적인 조형은 풍성한 라운드(Round)의 박스 구조에 투톤 칼러(Two Tone)를 대비한 안정감 있는 비례를 적용했고 그레이 톤의 휠에 올리브 포인트 라인을 강조한 전형적인 톨 보이(Tall Boy) 디자인이다. 별도의 조향 장치가 필요없는 스타십의 6륜 휠은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2017년 UC버클리 대학의 스카이덱(Skydeck)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로 창업한 로봇 식료품 배달 스타트업 키위봇(Kiwibot)의 CEO 펠리페 차베스(Felipe Chavez)는 지금까지 3만 건이 넘는 배송을 했으며 150개가 넘는 로봇을 제작하여 스탠퍼드 대학교 등 주로 캠퍼스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키위봇은 6개의 전후방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한 A.I가 특징이며 스크린을 통해 5~10초에 한 번씩 도착 지점을 확인하는 원격감시 시스템을 적용하여 1.6㎞ 반경을 기준으로 정교한 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35세 이하 혁신가’로 뽑히기도 한 펠리페는 유료 배달 서비스로 이미 20만 달러(약2억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약 200만 달러(약 24억 원)를 투자 유치했다.

Kiwibot ⓒ Kiwibot이미지 확대보기
Kiwibot ⓒ Kiwibot

키위봇은 3개의 자율 주행 로봇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스토랑 봇(Restaurant Bot)이 식당 카운터에서 음식을 받아 가게 밖 도로변까지 운반해주면 배달원이 키위봇(Kiwi Bot)에 음식을 적재한 후 키위트리케(Kiwi Triike)에 담는다. 키위트리케에 적재된 키위봇은 도착지 근처까지 운반 후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으로 완전 자동 배송 방식은 아니다.

일체형의 스타십 디자인과 달리 상부와 하부가 분리된 구조의 키위봇은 전면에 LCD 화면이 장착되어 있고 전면 조향과 서스펜션(Suspension)의 전형적인 자동차 레이아웃이 특징이며 상단에 뚜껑이 위치하는 구조는 스타십과 동일하다.

2019년 아마존은 자율 배송 로봇 스카우트(Scout)를 선보였다. 스카우트는 스타쉽 테크놀로지스와 같은 6륜 구동식 자율주행로봇으로 디자인과 크기가 비슷하다. 주로 아마존 프라임 고객을 위한 택배 서비스를 대행하며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Seattle) 부근의 스노호미시 카운티(Snohomish County)에서 시험 서비스 중이다.

Amazon Scout ⓒ Amazon이미지 확대보기
Amazon Scout ⓒ Amazon

음식 배달이나 배송 대행 로봇이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아파트나 오피스텔 같은 고층 건물이 많은 국내 주거 환경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평지 주택가를 타깃(Target)으로 설계된 미국의 배송 로봇과 본질적으로 서비스 개념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배달원이 집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들이 1층이나 집앞까지 내려와서 픽업(Pick up) 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서비스를 사용할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고층 건물 배달 등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도 있다.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이 공개한 딜리 타워(Dilly Tower)는 고층 엘리베이터를 이동 가능한 배달 로봇이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주문번호만 입력하면 주문 고객이 있는 층까지 올라가 자율주행한 뒤 음식을 전달한다. 다만 이 로봇은 항상 1층에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점에서부터 집 앞까지 배달하는 기존 배달 로봇과는 차이가 있다.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김정한 계원예술대 겸임교수

주지하다시피 로봇 산업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으로 구성되는 4차 산업의 핵심이며 새로운 제조업 부흥이 가능할 만큼 파급력이 큰 미래 산업이다. 배달 로봇은 우리가 맞닥뜨릴 가장 보편적인 로봇이 될 전망이며 음식점에서부터 시작되어 거의 모든 B2C 분야로 확산할 것이 자명하다. 다만 타다(TADA) 사례처럼 법규나 규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한 씽크디자인연구소 대표/계원예술대학교 산업디자인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