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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벵거 전 감독 “아스널 떠날 때 연인과 이별한 느낌…앙리 지휘관 귀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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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스포츠 24] 벵거 전 감독 “아스널 떠날 때 연인과 이별한 느낌…앙리 지휘관 귀환 희망”

22년에 걸쳐 아스널을 지휘하며 만년에 비판도 끊이지 않았던 아르센 벵거 전 감독(사진)이 당시의 심경을 영국 신문 가디언에 밝혔다.이미지 확대보기
22년에 걸쳐 아스널을 지휘하며 만년에 비판도 끊이지 않았던 아르센 벵거 전 감독(사진)이 당시의 심경을 영국 신문 가디언에 밝혔다.

약 22년에 걸쳐 아스널을 지휘하며 수완을 발휘한 아르센 벵거 전 감독의 클럽에의 생각은 아직도 퇴색하지 않은 것 같다. 벵거는 현지시각 11일에 영국 신문 ‘더 가디언’의 기획에서 저명인사로부터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가장 오래 지휘를 맡은 아스널에 대해 변함없는 애정을 털어놨다. 그가 노스 런던에서 세운 공적은 대단하다. 1996년 10월부터 약 22년 동안 프리미어 리그 3회, FA컵 7회의 타이틀을 차지했으며, 개인으로서도 올해의 감독상을 세 번이나 거머쥐었다.

2018년 안타까운 마음으로 퇴임한 추억 깊은 아스널 시대에 대해 영국인 여배우 세프론 버로우스로부터 질문을 받은 70세의 프랑스인 감독은 “그만뒀을 때는 러브스토리의 끝과 같은 기분이었다”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없게 되고 연습장이나 스타디움에 갈 수 없게 됐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야 했다. 22년 묵은 일상이 어느 날 갑자기 멈췄다. 물론 극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럽도 나와 헤어지길 원했다. 그래서 그때의 나는 아스널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자 했고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도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예전과 다름없는 열정으로 아스널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도 변하지 않는 아스널 사랑을 강조한 벵거 감독이 세상에 배출한 유명선수를 꼽는다면 일일이 셀 수도 없다. 그중 전 프랑스 공격수 티에리 앙리는 클럽 역대 최다 골 기록(228골)을 세우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남을 스타로 성장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할리우드의 거장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 자리에서 현재 미국의 MLS에 속해 있는 몬트리올 임팩트 지휘관을 맡고 있는 앙리에 대해 “아스널의 보스가 될 기회를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벵거는 “나는 그렇게 되길 원한다. 무엇보다도 그가 자신의 감독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을 말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스널을 지휘할 기회도 찾아올 것이다. 다만 나는 그가 돌아오기 전에 아스널이 챔피언이 됐으면 한다”며 자신의 지론을 피력했다.

그는 또 현재 아스널의 지휘관에 대해서도 “지금은 미켈 아르테타가 감독을 하고 있는데 왜 리그에서 이길 생각을 안 하나? 클럽은 무엇보다도 정체성을 중시해야 한다. 정체성은 그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거나 가진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그 지속성이 유지돼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애제자의 귀환을 기다리고 바라면서도 무엇보다도 리그 타이틀을 바란 벵거. 나이가 칠순이지만 아직도 승부사의 혼은 가시지 않은 듯하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