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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소비' 뜬다…고물가시대 '新풍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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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 소비' 뜬다…고물가시대 '新풍속도'

식당 대신 편의점, 리퍼·전시상품 소비 늘어
할인 쿠폰 챙기는 '알뜰족'까지 등장

미디어 리얼리서치 코리아가 '런치플레이션'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50% 이상이 최근 점심을 편의점 또는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고 응답했다. 사진=미디어 리얼리서치 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미디어 리얼리서치 코리아가 '런치플레이션'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50% 이상이 최근 점심을 편의점 또는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고 응답했다. 사진=미디어 리얼리서치 코리아

최근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과 결합한 합성어가 신조어로 등장하고 있다.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베케플레이션(vacation+inflation), 푸틴플레이션(Putin+inflation) 등이 그것이다.

각종 물가상승에 따라 점심, 휴가 등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현상에 빗댄 말로 고물가로 부담을 느끼는 소비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물가상승은 올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서민들은 물가 공포에 지갑 단속에 나섰다.

식당 대신 편의점, 신상 대신 이월상품으로 대체하는 '알뜰 소비'로 고공행진 중인 물가에 대응 중이다.

실제로 리서치 전문기업 '미디어리얼리서치'가 이달 13~17일까지 성인 351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점심을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시간 식사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에서 '간편식이나 편의점 이용 빈도가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31.6%로 가장 높았다. 구내식당 사용 빈도 증가는 27.2%로 그 뒤를 이었다. 도시락을 싸오는 횟수가 늘었다는 비율도 22.2%로 높았다. 또 이 설문에 응답한 72.2%가 식사 비용이 많이 올랐다고 답했고 24.8%가 약간 올랐다고 답해 대부분이 물가 상승을 체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직장인들. 사진=CU이미지 확대보기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고르는 직장인들. 사진=CU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피스상권에 위치한 편의점과 도시락 프랜차이즈들은 이러한 수요에 따라 간편식과 도시락 메뉴 판매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는 지난달 오피스가에 위치한 점포의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1% 늘었다고 했다. 대표적으로 오름세를 보인 품목은 삼각김밥(28.0%), 줄김밥(23.7%), 샌드위치(19.3%) 등이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 오피스 상권 매출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기준 오피스 상권 매출은 13% 수준으로 늘었다. 가성비를 자랑하는 스테디셀러 '치킨마요'의 경우 단체 주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수요가 높았다.

CU 관계자는 "주요 외식 품목의 물가가 가파르게 인상되면서 오랜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구한 직장인들이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특히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할인을 챙기자는 소비자도 늘었다. 인기 상품을 할인해주는 CU의 구독 쿠폰 사용량은 전년 대비 무려 68.9%나 증가했다. 구독 쿠폰은 월 구독료(1000~4000원)를 결제하면 도시락 등 인기상품에 대해 할인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통신사 할인도 중복 적용돼 인기상품을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높은 물가에 리퍼상품과 전시상품도 인기다. 티몬에 따르면 초가성비 상품 기획관인 '알뜰쇼핑'의 지난달 매출이 전날 대비 279%까지 상승했다.

알뜰쇼핑 기확관에는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정상 가격에 판매할 수 없는 전시상품, 미세 흠집 제품을 비롯한 기한 임박 상품, 이월·단종 및 재고 상품 등을 판매한다.

티몬 관계자는 "상품군 별로는 밥상 물가와 밀접한 식품(307%)군 매출 상승과 함께 뷰티(412%), 리빙(990%) 군 등 모든 제품이 큰 폭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며 "초가성비 제품에 대한 반응은 품목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 높아진 물가에 대한 고객 부담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