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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선물, 미국 한파에 하루 만에 29% 폭등…현물가격, 25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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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선물, 미국 한파에 하루 만에 29% 폭등…현물가격, 25년 만에 최고

겨울폭풍 ‘펀’으로 생산 9% 급감, 루이지애나 거래소 mmBtu당 28달러 기록
유럽 LNG 수입 차질에 재고율 46%로 급감…글로벌 공급망 타격
겨울폭풍 '펀(Fern)'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29% 급등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겨울폭풍 '펀(Fern)'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29% 급등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겨울폭풍 '(Fern)'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하루 만에 29% 급등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7(현지시각)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영국열량단위(mmBtu)6.80달러(9860)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파로 미국 천연가스 생산량이 9% 감소하면서 현물가격은 25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파에 1억명 피해…전력망은 버텼지만 가격 급등


지난 주말 미국 전역을 강타한 겨울폭풍 펀은 1억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쳤다. 한때 100만명 이상이 정전을 겪었으나 지난 27일 오전 기준 8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사 BTIG의 알렉스 카니아 애널리스트는 "폭풍의 규모와 영향 범위를 고려하면 전력 시스템이 잘 버텼다"고 평가했다.

테네시주에서는 2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비영리 전력회사인 내슈빌일렉트릭서비스는 지난 26"얼음 때문에 나뭇가지가 부러져 전선을 덮쳤다""정전이 며칠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은 앞으로 일주일간 겨울철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발전소들에 비상 가동 명령을 내렸다. 지난 27일 기준 약 20기가와트(GW) 규모의 발전 설비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20기 분량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천연가스 현물가격 25년래 최고…거래자들 '패닉 모드'


이번 한파의 진짜 충격은 천연가스 시장에서 나타났다. 루이지애나주 주요 천연가스 거래소의 현물가격은 주말 동안 mmBtu당 평균 28.20달러(4만 원)를 기록했다. 에너지 조사업체 EBW애널리틱스그룹에 따르면 이는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5일 연속 상승해 119%나 뛰었다. 에너지 조사업체 라이스태드에너지의 매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생산 차질이 이번 주 전반까지 지속되다가 오는 26일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글로벌에너지의 매슈 팔머 미주 가스 연구 책임자는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앞으로 5일간 이어질 한파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30% 가량 낮은 기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북동부 지역의 천연가스 가격 급등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오는 28일 인도분에 대한 익일 거래 가격은 mmBtu135달러(195750)를 기록했다. 북동부는 난방과 발전에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지역으로, 한파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는 2021년 겨울폭풍 '유리(Uri)' 당시 정점보다 7배 높은 수준이다.

유럽도 동반 급등…LNG 수출 차질 장기화 우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은 대서양 양편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1월 들어 30% 올랐다. 12일 메가와트시(MWh)34달러(49200)에서 지난 2345.40달러(65800)까지 상승했다.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64%였던 재고율은 지난 24일 기준 46%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이 시기로는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착량이 재고 인출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문제는 미국의 국내 수요 급증으로 LNG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미국이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면서도 재고 여력이 부족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스 생산업체 BKV의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에 "점점 더 무거운 사람이 트램펄린 위에서 뛰는 것과 같다""변동성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3월물 가격은 43% 낮아…단기 충격 vs 장기 영향


다만 시장은 이번 한파 영향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만기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3.90달러(5650) 수준으로 현재 가격보다 43% 낮다.

그러나 S&P글로벌에너지는 3월 말까지 미국 천연가스 재고가 5년 평균보다 9%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재고 부족이 지속되면 가격이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거래업체 업리프트에너지스트래터지의 폴 필립스 선임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모두가 패닉 모드에 빠졌다""지난주만 해도 사람들은 겨울이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소비자에게는 부담이지만 EQT, 익스팬드에너지 같은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에서는 과거 2~3년간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시장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졌다가 이번 한파로 급격한 조정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