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NVLink 대항마 '유니파이드버스' 전격 공개…인텔 CEO "최정상급 설계자 100명 비밀 확보에 충격"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전방위 제재망을 돌파하고 자사 AI 칩 8,192개를 광학 기술로 연결한 슈퍼컴퓨터를 해외 무대에서 처음 공개했다. 단순한 신제품 발표가 아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독점해온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과 엔비디아가 장악해온 글로벌 AI 가속기 생태계를 동시에 겨냥한 정면 도전장이다.
이미지 확대보기8192개 칩을 '하나의 두뇌'로…MWC 2026서 첫 공개
니케이아시아와 타임즈오브인디아의 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6'에서 '아틀라스 950 슈퍼팟(Atlas 950 SuperPoD)'을 공개했다. 자사 최신 AI 칩 '어센드 950 DT' 8,192개를 단일 클러스터로 묶어 학습과 추론을 동시에 처리하는 AI 인프라 시스템이다.
화웨이 에릭 쉬(Eric Xu) 순환회장은 지난해 9월 "개별 칩 성능이 엔비디아에 못 미칠 수 있어도, 수만 개를 하나로 묶는 클러스터 기술로는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 측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NVL144' 시스템 대비 아틀라스 950 슈퍼팟의 연산 능력이 6.7배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EUV 없이 성능 끌어올린 'N+3 공정'의 역설
어센드 950 시리즈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의 'N+3' 공정으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7나노미터(nm) 공정을 고도로 개량한 방식으로, 미국의 수출통제로 도입이 막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없이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성능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업계 일각에서는 "EUV 없는 7nm 개량 공정은 단위 칩 성능에서 분명한 한계를 갖지만, 화웨이는 이를 대규모 클러스터 설계와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 최적화로 상쇄하는 길을 택했다"고 평가한다. 제재가 만들어낸 기술적 장벽을 우회하기 위해 '시스템 레벨 최적화'라는 새로운 방법론을 탄생시킨 셈이다.
인텔 CEO가 경악한 '인재 블랙홀'…"100명 비밀 영입"
탄 CEO는 자신이 직접 채용에 나섰다가 이들이 이미 화웨이행을 결정했음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엔지니어들은 "케이던스(Cadence)나 시놉시스(Synopsys) 같은 미국산 EDA(전자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쓸 수 없어도 독자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고 한다.
탄 CEO는 아울러 "중국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확충 등에서 규제 승인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빠르고 실행력도 압도적"이라며 미국 기술 업계의 방심을 정면으로 경고했다.
한국 반도체에 드리운 그림자…HBM 독점 균열 오나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의 이번 발표가 단기적 실적보다 중장기적 HBM 수요 구조를 흔들 변수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으며, 공급처의 핵심은 엔비디아 등 미국계 AI 가속기 업체다. 문제는 화웨이가 자체 인터커넥트 기술과 시스템 최적화를 고도화할수록 한국산 메모리에 대한 의존도를 체계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연간 약 100억 달러(약 14조 4950억 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는 최대 고객 중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 화웨이는 20만 명 규모의 내부 엔지니어링 역량을 갖춘 자립형 생태계로 재편되고 있으며, 중국 내수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구조에서 이 생태계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화웨이는 매우 강력한 경쟁자"라며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딥시크에서 슈퍼팟까지…'자급자족 임계점' 넘었나
탄 인텔 CEO는 "오픈소스 AI 개발 분야에서 이미 미국이 중국에 뒤처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중국발 오픈소스 AI '딥시크'가 미국과 한국 기술 진영에 던진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화웨이는 하드웨어 자립의 가시적 증거를 들고 국제무대에 나타난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가 역설적으로 중국의 독자 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제재의 역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탄 CEO는 "조심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들이 바로 우리 앞에 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2026년 AI 반도체 시장의 구도는 이제 단순한 칩 성능 경쟁이 아니라, 클러스터 설계·소프트웨어 최적화·인재 확보를 포함한 '시스템 경쟁력'의 싸움으로 넘어가고 있다. 화웨이가 하드웨어의 열세를 시스템 혁신으로 돌파하는 데 성공한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이 미국 빅테크에 집중된 공급망에 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답해야 할 질문은 이미 눈앞에 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