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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스페인 CAF 지연 틈타 모로코서 계약 ‘독점’… 현지 리더십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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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스페인 CAF 지연 틈타 모로코서 계약 ‘독점’… 현지 리더십 굳히기

스페인 CAF, 2030 월드컵 도시간 열차 인도 지연으로 마찰… 마그레브 대안 부재
현대로템, 계약 무산 설 불식하고 20년 독점 정비·보수 최종 서명… 해외 역대 최대
스페인 정부, CAF 지연에 7억 5천만 유로 보조금·대출 회수 위기… 한국이 시장 장악
모로코가 스페인 열차 제조사 CAF의 납품 지연으로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현대로템이 초대형 유지보수 계약을 전격 따냈다. 사진=모로코 국영철도청이미지 확대보기
모로코가 스페인 열차 제조사 CAF의 납품 지연으로 차질을 빚는 가운데, 현대로템이 초대형 유지보수 계약을 전격 따냈다. 사진=모로코 국영철도청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대대적인 철도 현대화를 추진 중인 모로코가 스페인 열차 제조사 CAF의 납품 지연으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현대로템이 초대형 유지보수 계약을 전격 따내며 북아프리카 철도 시장의 독점적 리더십을 확고히 다졌다.

당초 제기됐던 한국 대안 무산설을 비웃듯, 현대로템은 차량 공급에 이어 장기 운영 인프라까지 통째로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19일(현지시각) 스페인 유력 매체 라 라존(La Razón) 및 국내 철도 업계에 따르면, 모로코 국영철도청(ONCF)은 스페인 제조업체 CAF의 느린 대응과 고성능 도시간 열차 인도 지연 문제에 직면해 심각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CAF는 시속 200km급 도시간 열차 40대(본계약 30대+옵션 10대)를 약 6억 유로에 공급하기로 했으며, 스페인 정부는 국제기업기금(FIEM)을 통해 최대 7억 5,000만 유로(약 1조 3,000억 원)의 파격적인 대출 및 보조금을 승인하며 자국 기업을 밀어준 바 있다.
그러나 월드컵 이전 운행 시한이 촉박한 상황에서 CAF의 납품 지연이 장기화되자, 스페인 금융 지원 역시 무용지물이 되어 회수될 위기에 처했다. 현지 언론은 모로코 기업이 대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철도 개보수 틈새 완벽 장악… 현대로템, 20년간 철도 주권 쥔다


이러한 스페인 진영의 규제와 지연 틈바구니 속에서 모로코 철도청의 구원투수로 등극한 것은 한국의 현대로템이었다.

스페인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으로의 대안 모색이 답변을 받지 못해 '죽은 편지(무산)'가 되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현대로템은 모로코 라바트에서 ONCF와 시속 160km급 2층 전동차 440량 전체에 대한 총 7,482억 원 규모의 대형 전동차 유지보수 사업 계약을 전격 체결하며 쐐기를 박았다.

이번 계약은 현대로템이 해외에서 수주한 철도 유지보수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계약식에는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과 모하메드 라비 클리 모로코 철도청장이 직접 참석해 악수를 나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로템은 ONCF와 전략적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향후 20년 동안 모로코 철도의 심장부를 독점 관리하게 된다.

차량 정비와 보수에 필요한 예비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독자적인 기술 헬프데스크 운영, 그리고 시험 검사와 종합 수리, 부품 교체를 아우르는 고난도의 철도 '중정비(Heavy Maintenance)' 기술을 모로코에 수직 통합 전수할 계획이다.

2조 2,000억원 차량 공급 이어 정비까지… 월드컵 핵심 교통망 하드캐리


이번 7,000억 원대 추가 유지보수 계약은 현대로템이 지난해 2월 모로코 철도청으로부터 따낸 2조 2,027억 원 규모의 2층 전동차 440량 공급 본계약에 연이은 다이렉트 후속 조치다.

현대로템이 제작해 인도할 이 첨단 전동차들은 2030년 월드컵 개최 시기에 맞춰 모로코 최대 경제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핵심 주요 지역들을 촘촘히 연결하는 전 국가적 광역 교통망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모로코 정부는 월드컵을 대비해 총 15억 3,000만 유로에 달하는 매머드급 철도 현대화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알스톰이 고속열차 18대를 가져갔고, 현대로템이 110대(440량)에 달하는 대규모 지역 및 통근 차량 입찰을 싹쓸이한 바 있다.

여기에 스페인 CAF가 도시간 열차 40대 계약을 수주했으나 극심한 공정 지연을 보인 반면, 현대로템은 차량 공급 계약에 이어 사후 관리 인프라까지 완벽히 독점 안착시키며 스페인과 프랑스 등 전통적인 유럽 철도 강호들을 모로코 영토에서 완벽히 밀어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0여 개 한국 중소 부품사 동반 진출… 아프리카 메가 마켓 선점


특히 이번 유지보수 프로그램에는 현대로템의 국내 전방위 파트너인 200여 개 한국 중소 부품 및 기자재 공급사들이 동반 진출할 예정이어서, 한국 철도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자본 선순환과 상생 성장에도 거대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한국철도공사(KORAIL) 역시 같은 날 ONCF와 90억 원 규모의 사업관리 및 유지보수 자문 서비스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며 현대로템의 뒤를 전폭 지원하고 나섰다.

철도 전문가들은 현대로템이 단순한 차량 제조업체를 넘어 전동차 설계·제작부터 현지 장기 유지보수, 운영 자문, 현지 생산 공장 설립으로 이어지는 완성형 '철도 밸류체인 수출 모델'을 북아프리카에 안착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전동차의 완벽한 현지 인도와 향후 20년간의 사후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끝까지 책임져 모로코의 대중교통 강화와 철도 산업 근대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프리카 철도 시장 확대를 향한 강한 포부를 밝혔다.

유럽 기업들의 행정 지연 리스크를 기술력과 정시성으로 돌파한 한국 철도의 위상이 세계 무대에서 탑티어 지위를 굳히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