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23개월 연속 매입·9월 23t 추가 확보…미국 고금리에도 장기 수요가 가격 지지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중앙은행과 민간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이 미국의 높은 금리와 국채 수익률에도 국제 금값을 떠받치는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23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린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에서는 금값이 2027년 1분기 말까지 트로이온스당 최고 5500달러(약 735만6000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CNBC는 중국의 금 매입이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른 금값 하락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달러 자산 의존도 축소와 부동산·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민간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이 장기적인 자산 보전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은행, 9월 23t 매입…23개월 연속 증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달 약 23t의 금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는 최근 약 3년 동안 가장 많은 월간 매입량으로 23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이다.
중국은 미국 달러와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을 비롯한 준비자산의 구성을 다변화하고 있다.
율리우스베어그룹의 카르스텐 멘케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의 금 매입에 정치적 동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달러가 지정학적 갈등에서 제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과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중국의 의지를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한 사례는 외국에 보유한 준비자산이 제약받을 수 있다는 위험을 부각했다.
반면 자국 금고에 보관한 금은 이러한 해외 자산 동결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도 감소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지난 7월 6180억달러(약 826조5000억원)로 줄어 18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멘케 애널리스트는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8월 말까지 약 190t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약 110t은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매입분이라는 분석이다.
이 수치는 공식 발표가 아닌 추정치다.
◇고금리에도 중국 수요가 금값 지지
국제 금값은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을 받았다.
CNBC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 1월 트로이온스당 5500달러를 웃돌았으나 9월에는 8% 넘게 하락해 4176달러(약 558만5000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미국의 높은 금리와 국채 수익률 상승이 금값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면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국의 지속적인 매입은 금값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ING은행의 에바 만테이 원자재 전략가는 중국의 금 매입이 국제 금 가격을 구조적으로 지지하는 중요한 원천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을 매입하기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보다 단기 가격 변화에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멘케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와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는데도 금값이 여름철 수준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에서도 중국의 금 수요가 가격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 내년 1분기 말 4750~5500달러 전망
글로벌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아카시 도시 금 전략 책임자는 강한 실물 수요를 근거로 국제 금값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금값이 2027년 1분기 말까지 트로이온스당 4750~5500달러(약 635만3000~735만6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에서는 중앙은행뿐 아니라 가계와 기업들도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금 수입량은 1000t을 넘어섰다.
수입액은 1588억달러(약 212조4000억원)로 지난해 연간 수입액인 965억달러(약 129조1000억원)와 수입량 886t을 모두 넘어섰다.
도시 책임자는 중국의 금 현물 가격이 국제 기준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현상이 겨울철 수요 강화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 침체와 주식시장 부진도 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CSI300은 올해 들어 약 8% 하락한 반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 상승했다.
은행 예금과 채권의 수익률도 낮아지면서 중국 가계가 금을 대체 투자처로 선택할 유인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1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1.2%로 미국의 약 4.46%보다 크게 낮다.
올레 한센 삭소은행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중국에서는 금을 보유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 상당수 서방 시장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중국 금 보유량 미국의 3분의 1 미만…매입 지속 가능성
중국이 금 매입을 계속하고 있지만 보유 규모는 미국보다 크게 적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8월 기준 금 보유량은 약 2387t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이는 미국 금 보유량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중국의 금 수요가 계속 확대될지는 경제와 금융시장 여건에 달려 있다.
한센 책임자는 중국의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회복되면 투자자들의 금 매입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해 중국 내 금 가격이 상승하거나 예금금리가 높아지는 경우에도 금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준비자산 다변화에 대한 관심을 잃고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는 상황이 나타나면 금 시장에 더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조만간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CNBC는 중국 정부의 장기적인 준비자산 다변화와 민간의 안전자산 수요가 이어지는 한 미국의 높은 금리에도 중국의 매입세가 국제 금값을 지지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