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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격 5% 급등 vs 장바구니 0.9% 정체"… 中 '비용 인플레·소비 침체'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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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격 5% 급등 vs 장바구니 0.9% 정체"… 中 '비용 인플레·소비 침체' 딜레마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5% 급등… 유가·비철금속 상승과 AI 인프라 붐 영향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9%에 그쳐 시장 전망치 밑돌아… 식품 물가 1.7% 하락
공급망 원가 부담 소비자 전가 못 해… 4분기 '4.5~5% 성장 방어' 추가 부양책 촉각
2025년 7월 10일, 중국 상하이의 재래시장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7월 10일, 중국 상하이의 재래시장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중국의 공장 출고 가격이 국제 유가 급등과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수요에 힘입어 4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0%대 상승률에 갇히면서, 공급 측면의 원가 상승 압력이 극심한 내수 침체 탓에 최종 소비로 전가되지 못하는 '물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10월 14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5.0% 급등했다. 이는 지난 8월 기록한 3.8%를 크게 웃돈 것이며, 금융 정보업체 윈드(Wind)가 집계한 시장 전문가 예상치(4.3%)마저 큰 폭으로 상회한 수치다. 2022년 중반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반면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달(0.8%) 대비 소폭 올랐으나 시장 예상치(1.02%)에는 미치지 못하며 중국 정부의 연간 물가 안정 목표치인 '2% 안팎'을 한참 밑돌았다.

중동戰 유가 충격·AI 컴퓨팅 붐에… 원자재 출고가 일제히 폭등


중국 공장 출고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는 대외 지정학적 분쟁과 첨단 기술 투자가 견인했다.

둥리쥐안(Dong Lijuan) 국가통계국 수석 통계학자는 이번 PPI 급등의 핵심 원인으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원유와 비철금속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다, 최근 인공지능(AI) 및 컴퓨팅 인프라 분야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산업의 장비와 부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PPI는 과거 41개월 연속 이어지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고리를 지난 3월 끊어낸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분쟁이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며 강한 외부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신 경제 전망에서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 사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식품 물가 1.7% 뚝… 꽁꽁 닫힌 지갑에 원가 전가 불가능

그러나 제조기업들의 원가 부담은 소비 현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공장 문턱에서 멈춰 섰다.

부동산 장기 침체와 고용 불안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재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완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문별 세부 지표를 보면 소비재 가격은 1.0%, 서비스 가격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역시 8월과 동일한 1.0%에 머물렀다. 특히 장바구니 체감도와 직결되는 식품 가격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1.7% 하락하며 전반적인 내수 소비 침체를 여실히 드러냈다.

장즈웨이(Zhang Zhiwei) 핀포인트 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물가 지표는 중국 경제의 국내 수요가 여전히 매우 취약한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불균형 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기업들의 마진 압박이 가중되고 있어 시장은 4분기 성장률 방어를 위한 정책 당국의 추가 부양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 4.5~5% 성장' 사수 비상… 베이징, 5,500억 위안 채권 풀고 추가 지원 모색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인 '4.5~5.0%' 달성에 비상이 걸린 베이징 지도부는 연말을 앞두고 내수 진작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최근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5,500억 위안(약 822억 달러·한화 약 110조 원) 규모의 지방채 조기 발행 쿼터를 승인했다.

앞서 인민은행 등 금융 당국이 정책은행 대출 금리 인하와 상업용 주택담보대출 이자 보조금 지급을 단행한 데 이어, 스마트홈 가전·레저용 차량(RV)·스포츠 행사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세부 지침을 잇따라 내놓았다.

그러나 생산비 급등과 소비 냉각이 맞물린 전형적인 비용 인플레이션(Cost-push) 징후가 뚜렷해짐에 따라, 단순한 단기 유동성 공급을 넘어 민간 소비 여력을 근본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구조적 재정 투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