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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 '새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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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 '새뇌관'

자영업자 대출 위험수위
사상 최초 1000조원 돌파
금리 1%p 오르면 이자 7조
내년 소비· 경기위축 불가피
새로운 금융리스크 급부상
2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임시휴업한 한 가게 출입문에 장사 준비를 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임시휴업한 한 가게 출입문에 장사 준비를 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마포구에서 10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B씨는 최근 폐업을 결심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적자를 메우고자 빚 내서 버텨왔는데 방역 조치 완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만 커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3000만원으로 시작한 대출 원금은 1억원까지 불었다. A씨는 "정부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조치로 당장 상환 부담이 큰 것은 아니지만, 상환이 시작되면 마땅히 상환할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다"며 "코로나만 끝나길 기다렸는데 갑자기 금리가 이렇게 오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방역조치는 해제됐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회식 문화가 바뀌어 연말 특수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내년부터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던데 진작, 장사를 접지 못하고 빚만 늘린 게 후회가 된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증한 자영업자 대출이 새로운 금융리스크로 급부상 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은 101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초로 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한 것. 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이 684조9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를 거치는 지난 3년 동안 329조3000억원(48.1%)이나 급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15.5%, 2분기 15.8%, 3분기 14.3%로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세를 보여왔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 1분기(5.2%), 2분기(2.7%), 3분기(0.7%) 등 연초부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 기관들은 내년에도 금리가 계속 오르지만 설상가상으로 본격적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본다. 결국,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지지만 소득은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중 변동 금리 비중(약 72.7%)을 고려하면 향후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이자 부담은 7조4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인상폭이 1.5%포인트로 커지면 이자 부담은 11조1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더 늘었다. 이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으로 환산시 대출금리 상승폭이 1%포인트일 때는 238만원, 1.5%포인트일 땐 357만원이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의 소득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직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소득 대비 올해 3분기 자영업자의 소득은 98.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금 근로자는 101.3%로 코로나 이전보다 오히려 소득 수준이 나아졌다.

자영업자 대출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증가한 점을 고려시 이미 고금리 비중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3분기 중 제2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8.7%로 은행권(6.5%)보다 4배 이상 높았다. 한은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해 자영업자들의 제2금융권 평균 차입금리를 추산해본 결과 농·수협 4.5%, 새마을금고 4.0%, 저축은행 12.2%, 여신전문금융회사 8.8% 등으로 나타나 은행권(3.6%) 대출을 이용한 자영업자들보다 적게는 0.4%포인트, 많게는 8.4%포인트의 금리를 더 부담하고 있었다.
자료=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자료=한국은행

이에 따라 자영업자 대출의 금리가 더 오르면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현실화 될 수 있다. 한은은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기준금리가 지난 6월 말 수준보다 2.0%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종전 0.6%에서 1.7%로 1.1%포인트 오르고,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5.7%에서 9.3%로 3.6%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중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효과가 사라진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자 일부 손실 보상과 동시에 대출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원금·이자 상환을 유예해주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 조치는 2020년 4월부터 6개월 단위로 네 차례 연장됐으며 원금·이자 상환 유예는 올해 9월 최대 1년 더 연장돼 내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상환이 시작된다.

여기에 더해 경기 부진이 심화될 경우 부실 위험률 상승폭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 경제성장률은 1.6%다. 특히 정부는 내년 상반기를 중심으로 경기와 금융·부동산 시장, 민생 경제 전반에 걸쳐 어려움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올 한 해 4.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 소비는 내년엔 회복속도가 둔화되면서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예상대로 라면 소비 심리가 올해보다 더 얼어붙어 내년 자영업자들이 매출 회복에 더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소비 심리, 경기 위축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며 "코로나 손실지원금 등 금융지원조치 효과가 점차 소멸되는 가운데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자영업자들은 문제가 덜하지만 자산과 소득이 충분하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대출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