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는 '여행상품코디네이터'

공유
5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는 '여행상품코디네이터'

[미래 직업의 발견] 여행상품코디네이터

● '여행상품코디네이터'란?

몇 해 전 '꽃보다 할배'로 시작한 tvN의 '꽃보다' 시리즈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여행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먼 나라의 이국적인 풍경이나 황홀한 경관도 볼 만하지만 여행지에서 나누는 출연진들의 진솔한 대화, 서로를 챙기며 배려하는 세심한 모습도 감동적이다. 게다가 돌발적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의 당혹감, '트러블 메이커'들의 활약 등을 여과 없이 화면에 띄우니 더더욱 흥미진진하다.
'꽃보다' 시리즈의 성과는 크다. 세계 여러 곳의 풍광을 가지 않고도 실감나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점은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비추어 1차적이며 당연한 성과다.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여행을 통해 세대별·직업별·연령별로 구별되는 높은 벽을 허물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할배들도, 누나들도, 청춘들도 모두 화합과 이해로 여정을 소화해 간다. 물론 멤버들 간 아슬아슬한 갈등 상황도 있지만 'travel'이라는 말은 'trouble'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 있듯이 'trouble'을 통해 'travel'을 해야 하기에 그러한 갈등은 여행에서의 양념 역할을 한다.

꽃보다 할배 시리즈이미지 확대보기
꽃보다 할배 시리즈
양념이 잘 밴 음식처럼 '꽃보다' 시리즈는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하여 가슴 떨리는 여행을 꿈꾸도록 한다. 60이 청춘이라고 하는 장수시대, 청춘을 조금 넘긴 70대 이상의 할배들도 여행을 통해 마음이 성장하는 것을 보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다리 떨릴 때 가지 말고 가슴 떨릴 때 가야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무조건 떠나고자 공항으로 몰린다. 그래서 인천공항에서는 얼마 전 긴 연휴기간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최고 등급의 혼잡 경보가 발령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최근 인기를 얻은 여행지로는 크로아티아, 스페인, 그리스 등을 들 수 있다. '꽃보다' 시리즈 방송을 볼 때는 마치 프로듀서나 출연진들이 김치찌개를 먹으며 우연히 찾은 여행지를 생각나는 대로 돌아다니는 것 같지만 그 뒤에는 여행상품코디네이터들이 있어 이들의 조언과 안목이 더해져 실한 여행프로그램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물론 여행객들의 제보나 현지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여행지가 선정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여정은 여행상품코디네이터의 전문적인 식견과 직관으로 짜게 된다.

여행상품코디네이터란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여행코스를 추천하고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하는 직업이다. 상품판매 중심이었던 기존의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여행상품 개발과 마케팅이 필요해지고 있는 지금, 여행상품코디네이터는 상품에 대한 기획, 개발, 마케팅 등 여행과 관광에 대한 모든 것을 담당하는 여행 디자이너를 일컫는 말이다. 고객의 경제적인 여건과 취향, 일정을 고려해서 여행스케줄을 세우고 기존의 여행상품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여행지 및 숙박지를 추천해주는 직업으로서 여행상품기획자, 여행사오퍼레이터, 투어플래너, 여행설계사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여행상품 개발은 시장조사부터 시작된다. 고객이 선호하는 여행지를 조사하고, 유망 여행지를 골라 주요 관광명소, 항공편, 호텔 같은 기초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이다. 다음은 상품성을 검증한다. 이때 여행 일정과 동선을 고려하여 현지 협력업체와 가격, 부대조건을 협상해야 하는데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특히 가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상품화가 결정되면 바로 상품을 광고해야 한다.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와 협력해 광고를 하고 이벤트 등의 행사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여행상품의 판매가 시작되면 애프터서비스를 해야 한다. 소비자 상담이나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하거나 소비자가 추가 옵션을 요구하면 코디네이터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미래의 직업으로서 '여행상품코디네이터'의 전망은?
언제 들어도 설레는 낱말 '여행'. 경제력과 건강 그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누구나 미지의 세계로 떠나보고자 하는 꿈을 꾼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여가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즐길거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행은 참으로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여행을 통해 힐링을 하고, 호기심을 충족하며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가 순위의 앞쪽에 여행을 배치한다.

여행 인구가 늘어나면서 여행의 방식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방법은 패키지 여행으로 여행사 측에서 짜 놓은 일정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는 것이다. 이 방식은 일정 수의 고객이 인솔자와 동행하게 되므로 지시사항을 고려하여 움직이면 크게 힘들 일이 없고 돌발변수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여행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여행 방식도 다양해져 개별자유여행상품이나 특정대상여행상품, 테마여행상품, 레포츠여행상품 등이 개발되고 있다.

개별자유여행상품은 항공과 호텔이 결합되고 부가적으로 특정관광지의 입장권까지 추가된 형태인데 현지에서 유연하게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 특정대상여행상품은 특정층을 대상으로 허니문 상품, 실버층을 겨냥한 환갑여행상품, 학생들 대상의 청소년여행상품 등이 있다. 테마여행상품은 일반적인 여행상품에 특정 테마의 색깔을 입힌 것으로 박물관여행상품, 수도원기행상품, 문학기행상품 등 무궁무진하다. 레포츠여행상품은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러 간다든지 스키나 골프 여행 등으로 프리미엄 맞춤여행의 일종이다.

'꽃보다 할배'로 시작한 tvN의 '꽃보다' 시리즈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여행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꽃보다 할배'로 시작한 tvN의 '꽃보다' 시리즈는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세간의 화제를 모으며 여행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여행상품들은 모두 맞춤여행의 형식으로 정형화된 여행상품이 아니라 고객의 취향을 고려하여 전문가의 세심한 손길에 의해 개발되는 것이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여행지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힐링을 하며 원하는 것을 불편함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행코디네이터의 실질적인 역할이다.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극대화됨은 물론이고 여행코디네이터의 자기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커질 것이다.

여행상품코디네이터의 비전은 밝다. 한류의 영향으로 중국이나 일본 등 아시아계 및 중동, 미주 유럽인의 한국 여행이 해가 거듭될수록 증가하고 있어 대한민국 여행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원화 강세 및 업무와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 방송의 위력, 여유로움과 행복을 추구하는 여행문화의 확산 등으로 인해 내국인의 해외여행 또한 해마다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친구나 가족단위, 동호회 등의 개별여행 선호와 체험형 관광소비가 확대되고 명소 중심에서 지역의 거리, 마을, 시장 등 일상생활 공간으로 여행지가 확장됨으로써 여행상품의 꾸준한 개발 가능성과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미래직업으로서 여행상품코디네이터의 가치가 크다.

● 여행상품코디네이터 관련, 읽어볼 만한 책은?

<열하일기>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를 기록한 세계적인 여행기이다. 박지원은 단순히 청나라라는 이국의 풍경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난생 처음 접하는 새로운 문물에 관한 깊은 사유와 반성, 종교와 사회제도, 역사, 지리, 학문 등 다방면에 걸쳐 편견 없는 통찰을 담아냈다. 이 책은 세계 어디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최고의 여행기로 국경과 신분을 초월한 수많은 인물을 생생하게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여행을 떠난 하인 장대와 창복이 이야기, 중국 시장에서 만난 상인들과의 사이에서 생긴 사건이나 느낌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여행상품코디네이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우리는 고전을 엄숙하고 진지하며 깊이가 있어 읽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은 연암의 삶과 여행을 기록한 것으로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요동치면서 그 생명력을 자랑하는 색다르며 유머가 넘치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연암에게서는 자신의 지위에도 머무는 곳에도 정착하지 않았던 진정한 '노마드'로서, 충실하고 의욕적인 여행자로서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에 연암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분석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행기는 전문여행가의 손에서 탄생하므로 여행상품코디네이터의 후속, 또는 관련 직업으로서 여행 작가를 겸하게 된다면 세계적인 여행기인 이 책은 더없이 유용할 것이다.

<원샷 여행트렌드 2015>는 여행도서 트렌드를 연구한 도서로 여행가이드북 및 에세이 시리즈, 여행 전문 출판사의 다양한 출판물을 종합해 국내에 출간된 여행도서 700여권을 분석, 한국인의 여행도서 트렌드를 세 가지로 도출했다. 지역별 여행트렌드, 장르별 여행트렌드, 여행자의 욕구별 트렌드를 도출, 한국의 여행도서트렌드를 시각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여행업계와 출판사 등은 물론 여행 작가와 일반 여행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여행 및 관광 분야는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다른 산업군에 비해 현저히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관광연구 분야는 협소한 영역의 관광상품 개발, 국가별 관광객, 관광시설, 관광정책 등에 한정되어 있어 현재 한국인의 트렌드를 조망하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 책은 한국인의 여행트렌드라는 거시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기획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나아가 최근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여행 관련 도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여행상품코디네이터로서의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데 필요한 여행가이드북 및 여행기 등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 여행상품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한 준비는?

여행상품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에 여행에 관심이 많아야 하며 여행을 좋아해야 한다. 여행상품코디네이터는 자신의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을 기획하는 경우가 많으며 또 기획한 상품의 가치 및 효율성을 검토하기 위해 현장에 자주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항공여행과 지상여정 등을 무리 없이 소화해나갈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여행 프로그램 전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능력 또한 필요하다.

여행상품 기획은 여행객의 욕구를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시장의 동향 및 고객의 취향, 트렌드 등을 분석하여 여행상품을 만들어야 하므로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고객의 욕구를 읽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객이 선호하는 여행지의 발굴, 다른 상품과의 차별성을 고려한 신선한 아이디어 창출, 가격 경쟁력에 있어서 뒤지지 않도록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 등이 있어야 하므로 늘 현실적인 감각을 잃지 않고 통계를 분석하여 시장의 동향이나 트렌드를 예측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대인관계 능력과 강한 체력이 중요하다. 여행상품코디네이터는 여행객 및 항공사 직원, 여행 업무를 수행하는 현지의 관련 업계 종사자 등 많은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직업이다. 이들과의 원활한 업무소통은 곧 자신이 개발한 여행상품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며 고객의 만족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여행지역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을 찾아내어 상품화해야 하므로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체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필요하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여행객을 인솔할 수도 있으므로 높은 근무 강도를 감당하기 위한 강한 체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외국어 능력은 당연히 갖추어야 한다. 최근에는 동남아,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등의 대륙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항공과 지상의 상품개발 및 예약관리를 동시에 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영어는 기본이며 필수이고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외국어를 구사해야 업무추진이 원활하다. 이러한 언어를 다 구사할 수는 없으므로 기본인 영어 이외에 한두 가지 언어를 선택하여 꾸준히 실력을 쌓아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여행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취업에 유리하다. 관광경영학과, 국제관광학과, 호텔경영학과 등 관광 관련 학과로 진학을 하여 관광학에 대한 기초 이론과 전반적인 이해 및 전문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여행관련업체나 대학부설기관 등에서 여행상품코디네이터 과정을 오픈하여 여행 및 관광상품에 대한 기획 및 개발, 맞춤 코디네이팅 등 모든 것을 담당하는 전문인을 양성하기도 한다. 관련 자격증으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시행하는 관광통역안내사, 항공회사에서 시행하는 CRS(항공예약발권) 자격증 등도 유효하므로 관심을 갖고 준비하여 취득한다면 여행상품코디네이터가 되는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평소에 즐기던 여행과 관련된 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것도 행복한 일이지만 고객이 원하는 여행을 기획하고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게 되는 것은 여행상품코디네이터라는 직업수행에 있어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고 하는데 목표 지점을 향해 달리는 힘겨운 과정에 누군가 당신이 만든 여행상품을 통해 달콤한 휴식과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로운 시간, 상처받은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느린 여행의 행복한 기억을 갈무리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나와 타인을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이만한 직업이 또 있을까.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체코 프라하 주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