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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 노기자] 인본주의적 공산주의 SF작가의 미래 인류 위한 유토피아…'안드레메다 성운'(이반 에프레모프 지음/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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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 노기자] 인본주의적 공산주의 SF작가의 미래 인류 위한 유토피아…'안드레메다 성운'(이반 에프레모프 지음/아작)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소련 태생의 인본주의적 공산주의 작가 이반 예프레모프가 펴낸 '안드로메다 성운'(아작)은 20세기 소련을 대표하는 SF소설이다. 전 세계 39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소설이 출간된 지 60년 만에 한국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공식 선보였다.

소련 공산당은 예프레모프가 펴낸 '안드레메다 성운'을 그토록 두려워 했다고 한다. 작가 자신이 철두철미한 공산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예프레모프는 줄곧 소련 공산당의 감시를 받았다.
서른 살의 젊은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광물학 박물관과 고생물학 박물관 등에서 연구했다. 특히 러시아 화석생물학의 기초를 닦았는데, 예프레모프는 과학적 치밀함을 바탕으로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를 그린 작품을 완성해냈다.

러시아 유토피아 소설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안드로메다 성운'은 리얼리즘 유토피아를 통해 소비에트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구현한다. 1967년 러시아에서 영화화되기도 했지만 이 SF소설이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6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사실 유토피아 문학은 인간의 이성과 지식을 이용하여 합리적인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데, 작가 예프레모프는 현실의 부족한 단면을 꼬집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 해결책으로 가상의 이상 사회라는 방식을 제안한다.

'안드로메다 성운'은 유토피아가 이미 이루어진 사회에서 그 안에서 태어나 자란 내부인의 시선으로 이상 사회를 살펴본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위대한 원의 시대'로 명명된 유토피아의 세계에서 미래의 지구인들은 집값도, 아이 학원비도, 군입대도, 정리해고도, 경력단절도, 노후 생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공산주의 사회에서 제공한다. 자녀양육이나 교육도 유아기부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된 이후까지 사회에서 모두 해결해주며 이상 사회에 적합한 지적·도덕적·신체적으로 완벽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 공들여 키워준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든 것이 보장되는 사회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게만 살아가는 미래인을 묘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과학기술과 지식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지금 우리보다 몸도, 마음도 훨씬 더 건강한 유토피아의 사람들이 우주에 도전하여 다른 행성의 지적 생명체와 접촉하는 이야기다.
특히 예프레모프는 이러한 지적 생명체가 지성만 발달시키고 도덕성이나 공감능력이 뒤떨어진 경우라면 사회 전체가 불균형해서 이상적인 수준에 도달할 수 없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가 그린 이상 사회는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예술적으로 지금보다 더 발달한 인간이 자신과 비슷한 아름답고 지적이며 도덕적이고 문화적인 외계 생명체와 접촉하여 우주 전체가 서로 협동하고 교류하는 조화로운 세계다.

예프레모프는 "미래의 사람은 의심할 바 없이 조화로운 사람"이라며 "미래는 인간의 양육에 많은 것이 달려 있으며 사회의 운명도 마찬가지로 온전히 여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