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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정곡일침] 청와대 비아그라와 주류업계 ‘술판’이 낯부끄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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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기자의 정곡일침] 청와대 비아그라와 주류업계 ‘술판’이 낯부끄러운 이유

비아그라/뉴시스
비아그라/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조규봉 기자] 오늘(23일) 실시간 포털 검색어에 유독 눈에 뛰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청와대 비아그라!’ 입니다. 이 검색어를 보는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깔수록 양파와 같은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봉기자 뿐이었을까요?

잠시 청와대 비아그라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언론에서 청와대의 약물구매 품목에 비아그라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요.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제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봉기자가 의사들에게 확인해보니, 이 또한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현직 의사들의 소견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국내에서 고산병 치료에 적응증이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의사들은 다른 좋은 치료제를 두고 고산병 치료에 비아그라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며 실소를 터뜨렸지요.
정국이 하 수상한 정도가 아닙니다. 낯부끄러워 죽겠습니다. 더 참지 못하겠는 건 그들만의 잔치에 혈세를 썼다는 겁니다. 국민들이 매일 자괴감이 드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더 이상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듣기 싫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진절머리가 난다는 것이죠. 전 국민이 탄핵을 외치고 하야를 부르짖어도 박근혜 대통령은 요지부동입니다. 비아그라 검색어를 보면 대통령 스스로도 낯부끄러울 텐데 말이죠.

엊그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막 끝났지요. 예년 같으면 수험생들은 그간 수능시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을 겁니다. 또 곳곳에서 술판을 벌이며 어른 흉내를 내는 장면도 브라운관에서 볼 수가 있었을 텐데요.

이번엔 달랐습니다. 중학생에서부터 고등학생,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까지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하야시키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들과 딸들이 시위하러 간다고 하는 말에 기특함을 감추지 못하고 용돈까지 챙겨줬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지금 대한민국, 우리 국민들의 정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5%의 세력만 빼고 수백만의 국민이 ‘촛불시위’에 동참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말 한번 잘못했다가 큰 코 다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인데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보수단체의 영상물을 본인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올렸다가 혼구녕이 났지요. 결국 불매운동 철퇴를 맞기도 했습니다.
국민 정서법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본보기였지요.

눈치 없는 행동을 하는 곳은 여러 곳에서 포착 됩니다.

술과 담배는 대표적인 ‘죄악주’입니다. 건강을 해치니, 가만있어도 욕을 먹는 그런 산업군에 속하지요. 그래서 행동에도 각별히 유의하는 곳이 바로 주류와 담배업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류업계가 구설에 올랐습니다. 혼란스러운 정국에 몸 사리기는커녕, 대놓고 술판을 벌였다는 게 핵심입니다.

수입맥주죠. 밀러는 최근에 홍대 일대에 약 2000명을 초청해 대놓고 술을 팔았습니다. 10월 28~29일까지 홍대 일대 클럽 5곳을 돌며 밀러 맥주 1잔씩 마실 수 있는 ‘밀러쿠폰’을 1인당 1장씩 판매하는 호객행위까지 일삼았지요. 하이네켄도 비슷한 시기에 서울 이태원 지역의 유명 클럽 2곳에서 할로윈 파티를 진행했습니다.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의 한국 판매점인 조니커워하우스에서도 록그룹의 공연과 힙합 공연 등 후끈한 밤을 보냈지요. 참가자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술을 즐겼다는 후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그날밤 조니워커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한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동정업계 관계자는 귀뜸하더군요. 대체 얼마를 썼을까요? 록그룹 초청에만 수천만원이 든다고 하니, 적어도 수억원을 하루 밤에 쏟아 부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맛있는 맥주로 이름난 필스너 우르켈 또한 ‘먹고, 즐기고, 마시며’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벤트를 실시 중에 있습니다.

관련 기업들은 돈을 벌고 홍보할 목적으로 행사를 하는데 무슨 잘못이냐고 억울해 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매년 하는 행사”라며 억울함을 전해오기도 했습니다. 마케팅 담당자 입장에서 이렇게라도 술을 팔고 싶은 심정은 매년 역신장하는 매출 때문에서라도 십분 이해가 갑니다.

한편으론 오죽하면 이런 시국에 저런 볼썽사나운(?) 행사를 할까도 생각되지만, 이번에는 좀 참아야 했습니다. 청와대의 비아그라처럼 주류업계의 술판, 낯부끄럽습니다.

혼란한 시국에 술 없이 맨 정신으로 버티기 힘든 요즘이지만, 그러니까 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매국노 이완용이 수완이 좋아서 나라를 판 게 아니잖아요? 박근혜 대통령을 반면교사 삼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호시탐탐, 권력을 향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겠습니다.
조규봉 기자 ck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