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양심의 갈등 풀어 줄 자아강화 교육 시급하다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 마음산책(122회)] 자아를 키우는 교육 절실

기사입력 : 2017-09-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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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만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이다.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한다고 추론할 수 있는 ‘마음’에 대해서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냐하면 겉으로 볼 수 있는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이해해야지만 자신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철학자, 종교인, 심리학자 등 인간의 마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론가들이 각자 나름의 마음의 이론을 만들고, 그 이론에 의해 행동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지금까지 나타난 다양한 마음의 이론 중에 그나마 제일 체계적으로 마음과 행동의 관계를 설명한 이론을 주창한 사람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1856년 5월6일~1939년 9월23일)를 꼽을 수 있다. 그의 이론에 동조하는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가 마음에 대한 이해에 큰 공헌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그의 이론을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마음은 본능‧자아‧양심으로 이뤄져

궁극적으로 생존‧쾌락 위해 기능

성욕‧공격욕, 사회생활에 큰 영향


그는 의사이기 때문에 몸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몸의 경우처럼 마음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인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인문학적 연구에 조예가 깊었던 그는 사람의 마음이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졌다는 소위 마음의 구조 이론을 만들었다. 그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은 ‘본능(이드)’ ‘자아’ ‘양심(초자아)’ 세 영역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각각의 영역은 그 나름대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 기능들의 긍극적 목표는 물론 개개인의 ‘생존’과 ‘쾌락’이다.

‘이드(Id)’ ‘욕망’ ‘본능’ 등으로 불리는 영역은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하는 영역이다. 이 영역은 우리 마음의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능은 생존에 필요한 욕구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살아남기 위해 여러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배가 고프면 ‘식욕’을 느끼고 다른 무엇보다 먼저 음식을 찾게 만들어 생존을 유지하려고 한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려는 욕구를 느끼고, 답답하면 숨을 쉬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 이 욕구와 행동들은 배운 것이 아니고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능(本能)’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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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행동의 원인이 되는 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본능, 자아, 양심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이 중에서 사람의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본능은 ‘성욕’과 ‘공격욕’이라고 프로이트는 가정하였다. 이드는 ‘쾌락의 원리’를 따른다. 이드의 기능은 생존에 필요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쾌락을 느낀다. 그리고 욕구는 즉각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긴장을 느끼게 되고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드는 욕구가 생기는 즉시 ‘즉각적으로’ 충족시키려고 한다. 욕구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대상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그 대상은 신체 외부에 존재한다. 그렇게 때문에 환경에서 그 대상을 찾아야 한다.

현실 속에서 적절한 대상을 찾기 위해서는 또 다른 영역이 발달해야 한다. 이렇게 발달된 영역이 ‘자아’이다. 자아는 마음의 심리학적인 특성을 나타내는데, 본능의 대상을 현실 속에서 찾기 위해 생각하고, 계획하고, 추론하는 등의 기능이 발달하게 된다. 그리고 필요한 대상을 얻기 위해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잘 적응할 능력이 필요하다. 욕구를 만족시키는 대상을 즉각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대상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는 적절한 대상을 찾을 때까지 본능의 만족을 지연시키는 역할도 하게 된다.

본능과 양심 동시에 만족은 어려워

타협의 주체 자아 잘 작동하게 해야

건강하고 성숙한 삶 살아갈 수 있어

자아는 ‘현실의 원리’를 따라 기능한다. 즉 현실 속에서 합리적으로 대상을 찾아야 한다. 그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환상에 머물거나 본능에 따른 행동보다는 훨씬 현실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자아가 잘 발달되어야 한다.

본능과 자아가 있다는 점에서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자연에서 살아가는 사자나 호랑이도, 그리고 집에서 생활하는 개나 고양이 등도 욕구가 일어나면 만족시켜줄 수 있는 대상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기마련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하려는 행동이나 이미 한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영역이 더 발달한다는 점이다. 쉽게 ‘양심’이라고 부르는 ‘초자아’이다. 이 영역은 유독 사람에게만 발달된다. 만약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든지, 혹은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위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도 사람만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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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

초자아는 우리 마음의 사회적 특성을 나타내는데, ‘완벽의 원리’에 따라 기능한다. 양심은 현실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 즉 정상참작(情狀參酌)을 하지 않는다. 양심에 거리끼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조건’ 해야만 하고, 또 하지 말아야할 행동은 ‘절대’ 하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과 타협해야 할 경우가 많다. 도둑질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집에서 굶고 있는 자식들을 위해서는 처벌을 감수하고 빵을 훔쳐야 될 경우도 있다. 상사의 비리를 고발해야 하지만, 그 후에 올 수 있는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는 모른 척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세 영역이 서로 조화를 이룰 경우 우리는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이 세 영역들이 서로 다른 요구를 할 경우 마음이 편치 않게 된다. 불행하게도 세 영역은 서로 갈등하는 경우가 더 많다. 왜냐하면 프로이트에 의하면, 가장 중요한 본능인 성욕과 공격욕은 ‘반사회적(反社會的)’이기 때문이다. 즉, 개인들이 자신의 성욕과 공격욕을 최대한 만족시키려는 행동을 한다면 사회는 무법지대가 되고 급기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는 각 개인이 사회가 인정하는 방식으로 이드의 욕구를 만족시키도록 다양한 보상과 처벌을 사용한다. 그리고 각 개인은 자신의 만족과 사회적인 처벌이라는 상반되는 현실 속에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을 찾아간다. 이 방식을 ‘성격’이라고 부른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이 세 영역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뜻이다.

프로이트는 성숙한 삶을 “쾌락을 극대화하고, 처벌을 극소화”하는 삶이라고 간명하게 설명한다. 즉, 이드를 가능하면 만족시키지만, 동시에 초자아(양심)의 처벌은 거의 없는 생활을 하는 것이 제일 지혜롭게 사는 것이다. 반면에 미성숙한 삶은 “처벌을 극대화하고 쾌락을 극소화”하는 삶이다. 우리 주위에서 완전히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유는 본능과 양심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 하루종일 굶어서 배가 몹시 고픈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이 이 곤란한 상황을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즐거워질 수 있다. 가장 성숙한 방법은 음식을 가진 사람과 타협을 하는 것이다. 돈이 없어 하루를 굶은 사연을 설명하고 음식을 먹게 해주면 그 답례로 하루동안 일을 해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그 결과 일손을 얻은 주인이나 음식을 먹고 배고픔을 면한 사람이나 다같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방식이 ‘쾌락을 극대화하고 처벌을 극소화’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 현실적인 타협을 하는 주체가 바로 자아이다. 즉 성숙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드와 초자아와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강한 자아를 키워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공할만한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는 것은 이드나 초자아를 적절히 제어하면서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역할을 하는 자아를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자아 교육이 제일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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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 한성열 기자가 쓴 기사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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