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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제어영역이 분산된 동시에 서로 중첩된 특이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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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제어영역이 분산된 동시에 서로 중첩된 특이한 구조"

조광현 KAIST 바이오및 뇌공학과 교수팀, '뇌' 제어구조 규명

KAIST 조광현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연구원들.(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KAIST 조광현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연구원들.(사진=KAIST)
"뇌는 다른 대부분 네트워크와 달리 제어영역이 분산된 동시에 서로 중첩된 특이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 대학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에 내재된 뇌의 이 같은 제어구조를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병욱 박사, 강의룡, 장홍준 박사과정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셀(Cell) 출판사가 펴내는 융합과학 국제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 3월 29일 자에 게재됐다.

뇌의 다양한 인지기능은 뇌 영역들 사이의 복잡한 연결을 통한 영역 간 상호작용으로 이뤄진다. 최근 뇌의 연결성에 대한 정보가 뇌의 동작 원리를 파악하는 핵심이라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세계적으로 뇌 연결성을 파악하기 위한 커넥톰(Connectome)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뇌 영역 사이의 구체적 연결성이 파악되고 있지만 복잡한 연결성에 내재된 뇌의 동작 원리에 대한 이해는 아직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뇌의 강건하면서 효율적 정보처리 능력의 기반이 되는 뇌의 숨겨진 제어구조는 파악된 내용이 없다.

조 교수 연구팀은 뇌의 제어구조 분석을 위해 ‘미국국립보건원(NIH) 휴먼 커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에서 제공하는 정상인의 뇌 영상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뇌 영영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후 연구팀은 그래프 이론의 최소지배집합(minimum dominating set) 개념을 활용해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의 제어구조를 분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에 내재된 뇌의 제어구조를 규명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뇌 영역 간 복잡한 연결 네트워크에 내재된 뇌의 제어구조를 규명했다.

최소지배집합이란 네트워크의 각 노드(뇌의 각 영역)가 링크(뇌의 서로 다른 영역간의 연결)로 연결된 이웃 노드에 직접적 영향을 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노드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노드 집합을 말한다.

복잡계 네트워크 제어에 최소지배집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최소지배집합을 기반으로 ‘제어영역의 분포(distribution of control)’와 ‘제어영역의 중첩(overlap in control area)’이라는 두 가지 지표를 정의한 뒤 이를 기준으로 총 네 종류의 제어구조를 정의했다. 이어 다양한 복잡계 네트워크가 어떤 제어구조를 갖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뇌는 다른 대부분 네트워크와 달리 제어영역이 분산된 동시에 서로 중첩된 특이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IT와 BT가 융합된 시스템생물학 접근을 통한 브레인 네트워크의 구조분석은 인공지능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브레인 네트워크의 진화적 설계원리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면 컴퓨터 과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조 교수는 “지금껏 뇌의 제어구조가 밝혀진 바가 없었다”며 “복잡한 연결성에 숨겨진 브레인 네트워크의 진화적 설계원리를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찾아냄으로써 뇌의 동작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최지웅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