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사진)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나선 후반기 첫 선발등판에서 불펜 난조로 11승을 날렸다. 지난 6월 10승을 앞두고 나선 3차례의 등판에서 빼어난 피칭으로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날린 것을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다. 류현진은 이 경기들이 노디시전 경기로 끝나지 않았다면 벌써 14승을 수확할 수 있었다. 사이영상 수상의 최대요건이 다승과 방어율, 투구이닝,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류현진에게는 다저스의 불안한 뒷문이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류현진은 6월11일 LA에인절스 원정등판이 6이닝 7피안타 1실점 6삼진 0볼넷 노디시전 경기가 되면서 1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승리를 놓친 바 있다. 이런 불운은 6월17일 시카고컵스 홈경기까지 이어지면서 7이닝 7피안타 무실점 8삼진 0볼넷의 투구를 하고도 또 다시 불펜의 방화로 10승을 놓쳤다. 이런 불운은 다음 등판경기인 6월23일 콜로라도 홈경기까지 이어졌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 3실점(1자책점) 5삼진 1볼넷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지만 불펜이 또 다시 무너지면서 10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최근 6번의 선발등판 중 4전5기 끝에 10승을 올린 경기를 제외하고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는 지독한 불운을 겪고 있다. 승수 쌓기에 주춤한 사이 워싱턴의 맥스 셔저와의 격차도 줄었다. 5월 말 기준 2승에 불과했던 셔저는 지난 7일 등판까지 7게임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9승(평균자책점 2.43·탈삼진 181개)을 기록 중이다. 이미 일부 현지매체는 셔저가 사이영상 경쟁에서 류현진을 앞서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다저스가 압도적인 승률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불안한 뒷문은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과 포스트시즌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결국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달려 있다. 류현진은 남은 경기서 다저스 불펜의 보강이 없는 한 오롯이 이러한 불리함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할 때 류현진은 20일 오전 11시10분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