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추상사가 적대적 TOB(주식 공개 매수)에 따라 최대 주주가 된 스포츠용품 대기업 데상트는 28일(현지 시간) 레이와(令和) 3년(2021년)까지의 3개년 중기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5월에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토추 출신의 오제키 슈이치(小関秀一, 63)가 6월 사장에 취임하면서 일부 전략을 수정함에 따라 시기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전 발표된 계획에서는, 도매를 소매 기반으로 환산한 중국에서의 매출 목표를 2021년까지 2018년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 명기됐다. 또한, 중국 시장에 대해 "가까운 장래에 일본과 한국을 뛰어넘는 매출을 올려, 당사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일본과 한국에서는 목표 자체를 동결시키는 것으로, 주력 시장의 지위를 벗어났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한편, 창업가 출신의 전 사장 이시모토 마사토시(56)의 재임 당시 책정되어 데상트 중기 경영 계획에서 빠지지 않았던 3쪽 분량의 "창업의 정신 및 기업 이념"은 이번 계획에서 항목 자체가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임 오제키 사장이 취임하면서 과거의 경영 전략을 버리고, 이토추의 의도대로 데상트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토추는 올해 3월 데상트 주식의 지분율을 30%에서 40%로 끌어 올린 뒤 데상트의 경영권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당시 이토추가 데상트의 지분율을 높인 가장 중요한 이유에, 한국 사업에 의존하는 데쌍트의 경영 방침을 불안시하여 중국 사업의 강화를 재촉한 경위가 있는데, 이번 중기 경영 계획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또 최근 한일 관계의 악화도 데상트 중기 경영 계획이 중국으로 전환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