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한전, 美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원전건설 재개에 참여하나

공유
4

[글로벌-Biz 24] 한전, 美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원전건설 재개에 참여하나

현지언론 "중단된 VC서머 원전 재개사업 한전 등 한·미 3사 컨소시엄 논의"
주정부는 사업에 회의적, 주의회에 매각 촉구...한전 "논의한 적 없어"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한국전력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건설 중단된 'VC서머' 원전사업 재개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기업과 논의 중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 계열 지역언론인 '그린빌뉴스'는 28일(현지시간) 복수의 한국기업과 미국기업이 'VC서머' 원전사업 재개를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신에 따르면, VC서머 원전사업 발주처이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정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인 '산티쿠퍼'의 신임 CEO 마크 본살은 이번 주 주정부에게 한국의 전력회사 2곳이 해당사업의 재개를 얘기하고 있다고 확인해 줬다.

VC서머 원전사업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역사상 최악의 재정 실패로 불리는 사업으로, 산티쿠퍼와 현지 에너지기업 SCE&G는 51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까지 원전 2기를 지으려 했지만 건설기간과 비용이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지난 2017년 7월 건설이 중단됐다.

본살 CEO는 사업 재개를 위한 컨소시엄의 논의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사업이 재개되면 원전 부지가 위치한 페어필드 카운티에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고 그린빌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본살 CEO는 VC서머 원전사업이 재개되더라도 산티쿠퍼는 더 이상 돈을 투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으며 오히려 산티쿠퍼 소유인 사업부지와 중단된 시설들을 새로 맡을 컨소시엄에게 매각해 현금 또는 향후 생산될 전기를 받으려 할 수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본살 CEO는 논의 중인 기업들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관계자의 말을 빌어 2개 한국기업 중 하나는 한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외신은 밝혔다.

특히, 그린빌뉴스에 따르면, 주의회 의원들도 한전이 VC서머 원전 재개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기업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해 줬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인 톰 데이비스(공화당)은 지난 4월 한전 관계자들과 만나 VC서머 원전사업의 재개에 관심이 있는지를 이야기했다고 언론에 밝혔고, 래리 그룸스(공화당) 의원도 컨소시엄 참여 3개 기업 중 2곳은 한국기업이며 나머지 하나는 미국기업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의회 관계자들도 아랍에미리트(UAE)에 4기의 원전을 짓고 있는 한전이 VC서머 원전 재개를 위한 컨소시엄의 참여업체 중 하나라고 확인해 줬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VC서머 원전사업의 재개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산티쿠퍼는 이미 지난 1월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원전 허가취득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신규 인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1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수백 억 달러의 건설재개 비용을 마련하는 것도 과제이고, 건설비용 증가에 따른 비싸진 전기를 어디에 판매할 것인지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 외 기업이 미국에서 원전의 지분 과반수를 보유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실제로 공화당 소속인 헨리 맥마스터 주지사는 이 사업 재개에 회의적이며 산티쿠퍼를 매각할 것을 주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반대로 원전 건설 재개를 희망하는 데이비스 상원의원은 "올해 초 한전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그들은 이 사업의 건설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세금 감면을 해 줄 수 있는지 타진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었다"고 말해 한전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또 그룸스 상원의원도 "지난 봄에 주 상원의원들과 컨소시엄 관계자들간의 미팅을 수차례 주선했다"고 밝혀 재개 사업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DC)을 최종 취득함에 따라 미국 내에서 한전을 향한 러브콜이 더 적극적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전 관계자는 "VC서머 원전사업을 알고 있긴 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해당사업 재개를 논의한 적은 없다"며 외신 내용을 부인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