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동맹 첫 성과는 'VR서비스'…카카오캐릭터 가득한 가상세계

SK텔레콤(SKT)가 지난달 말 카카오와의 제휴 협력 발표이후 첫 가시적 성과물로 가상현실(VR)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한마디로 카카오 캐릭터가 가득한 가상세계를 만나고 소통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버추얼 소셜 월드'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VR 헤드셋(HMD)을 쓰고 들어가는 가상 공간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SKT는 가상현실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의 성장성에 주목했으며, 카카오와의 협력할 경우 서비스 확장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KT는 이 가상현실 구현을 위해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향후 향후 페이스북, 넥슨, 마블러스 등 IT스타트업과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SKT는 이를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도 목표하고 있다.

SKT는 19일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5G 실감미디어서비스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VR 서비스 사업 전략과 방향을 제시했다. SKT가 이번에 공개한 '버추얼 소셜 월드'는 가상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모여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플랫폼이다. VR 헤드셋을 쓰면 총 8가지 테마의 가상 공간에 들어갈 수 있고, VR 헤드셋과 리모콘으로 이용자들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가상현실 속 아바타의 몸을 움직이고, 아울러 다른 이용자들과는 내장 마이크를 통해 원격으로 소통하게 된다. 테마마다 꾸려지는 방에는 총 8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고, 방이 다 차면 또 다른 방을 생성하게 되는 구조다. SKT는 향후 최대 수용 인원이 더 늘어나는 방도 개발해 내놓을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기존 VR 앱인 '점프VR'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되는 형태다. 카카오VX는 해당 플랫폼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활용한 새로운 가상공간을 창출해 낼 전략이다.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단장은 "카카오와의 제휴 사업의 일환으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제휴를 통해 연내에 새로운 가상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찾아갈 것"이라면서 "국내에서 이미 유명하고 친숙한 캐릭터로 VR 서비스에 진입하는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T가 만든 가상세계에 대한 기대 크고 향후 전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 만들 터

이종석 카카오VX 사업본부장은 "최근 카카오와 SKT 간 전략 제휴 이후 첫 결실 사례로, 이번 협력의 경우 불과 2주일 전에 빠르게 논의해 진행된 것"이라면서 "SKT가 만든 가상 세계에 대한 기대가 크고, 향후 전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SKT의 VR 서비스를 위한 파트너사들은 카카오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VR HMD 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과도 손을 잡고 '오큘러스' 기기와 플랫폼에 SKT의 '버추얼 소셜 월드'를 결합한 서비스 출시에 나선다. 이에 SKT는 기존에 해외 직접 구매로만 살 수 있었던 오큘러스GO를 SKT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단독으로 정식 출시했다.
오큘러스GO에 SKT의 VR콘텐츠와 스타트업 마블러스의 '스피킷' 영어 교육 콘텐츠, 각종 VR게임들이 들어간 '오큘러스GO VR팩'은 22만 6800원에 판매된다. 12개월 무이자 할부시 월 1만 89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양맹석 MNO사업부 5GX마케팅그룹장은 "오큘러스는 전 세계 VR 기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화한 제품으로, 가격 역시 국내 이용자에게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적정 수준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오큘러스팩을 기반으로 우리 소셜VR 서비스나 영어 VR교육 콘텐츠 등이 새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런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VR 헤드셋의 가장 취약점으로 꼽히는 어지러움증이나 시력 저하 등 문제에 대해 전 단장은"수년간 걸쳐 연구한 기술로 VR 미디어 콘텐츠를 장시간 소개해도 어지럽지 않도록 최적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전 단장은 VR를 활용한 가상 공간을 고도화하기 위해 지난 5년간 숱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개발한 T리얼 텔레프레젠스 원격 서비스의 기술이 계속 진화해 지난해 옥수수 VR 미디어 공동 시청 서비스로 진화한 뒤, 오늘 버추얼 소셜 월드가 오픈하게 됐다"면서 "서비스 속 아바타 역시 점점 자연스러운 프레임워크를 내재화하고 있고, 조만간 다음 업그레이드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아바타 역시 공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의 인기게임 속 크레이지아케이드·카트라이더 캐릭터 활용한 VR게임도 준비중

SKT는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을 서비스하는 넥슨의 인기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VR 스포츠게임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국내에도 VR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수한 VR개발사를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정식 출시된 버추얼 소셜 월드는 오큘러스 VR 헤드셋 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에서도 접속할 수 있다. VR기기를 갖고 있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SKT는 현재 스마트폰앱 개발 등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T는 이 같은 경계 없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현재 10만 명 가까이 되는 기존 모바일 '점프VR' 앱 활성사용자(MAU) 수를 내년까지 100만 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이 서비스는 5GX사업단에서 준비해온 5G 콘텐츠 서비스 중 하나지만, 아직 와이파이로만 작동된다. 그러나, 향후 VR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5G의 기본 속성이 필요하게 될 것이므로, 5G 모듈을 장착한 VR 디바이스도 추후 출시할 예정이라고 SKT 측은 소개했다.

전 단장은 "SKT는 VR, AR 분야를 황무지부터 개간해오는 과정을 이뤄왔고, 소규모로 시작했지만, 현재 갖고 있는 특허만 90개 이상"이라면서 "VR, AR에 대해 기업들마다 기호들이 있는데, VR과 AR이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어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우리는 기술 기반으로 시작해서 두 개 다 같이 달려도 되고, 시장이 성장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서비스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