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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금호산업, 부실 아시아나 털고 ‘건설 강자’ 위상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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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금호산업, 부실 아시아나 털고 ‘건설 강자’ 위상 되찾나

그룹매출 60% 불구 부실 부담 해소로 우량건설사 변신 기회...안정된 일감 회복은 과제
매각대금 유입 따른 재무구조 개선 큰 기대, 신사업 발굴도 주목...주택사업 강화 나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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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이 시공하는 DMC 금호 리첸시아 투시도. 사진=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품으로 넘어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였던 금호산업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할 것이라는 평가이다. 금호산업이 오랜 시간 부실에 시달린 아시아나항공을 정리하면서 우량 건설사의 위상을 되찾을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긍정의 시각이 있는 반면,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에서 나왔던 안정된 ‘먹거리’를 잃게 돼 일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부정의 견해도 나온다.

◇'아시아나 날개' 뗀 금호그룹…금호고속‧금호산업 ‘쌍두마차’로 승부

지난해 12월 27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 신주인수계약을 맺고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완료했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오는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핵심 계열사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로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이 남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을 떼낸 금호그룹은 남은 핵심계열사인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두 곳을 바탕으로 재건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유입되며, 이 자금은 금호산업의 부채 비율을 떨어뜨려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밖에 금호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 등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9년 워크아웃 6년 만에 졸업 후 실적개선 본격화

지난 1967년 제일토목건축㈜ 인수로 출발한 금호산업 건설부문(금호건설)은 현재 주택시공과 공항건설, 발전·플랜트, 물산업 등 건설 전 분야에서 다양한 시공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1970~1980년대 중동건설 붐이 일어났을 당시 금호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며 공격적인 수주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막대한 ‘오일 머니’를 쓸어 담으며 한국 경제성장에도 큰 힘을 보탰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괄목할만한 수주고를 올리던 금호산업은 ‘2차 오일 쇼크’ 사태로 해외수주 정체기를 맞았지만, 2006년 베트남 ‘금호아시아나 플라자 프로젝트’를 통해 해외사업을 재개했다. 금호아시아나 플라자를 필두로 ‘타임스퀘어’, ‘선라이즈 시티’ 등 잇단 토목·건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베트남에서 ‘건설 한류’ 돌풍을 일으켰으며,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두바이의 공항 프로젝트도 성공리에 수행하며 글로벌 공항 건설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금호타운', '금호베스트빌' 같은 초기 주택 브랜드를 거쳐 2003년 5월 ‘어울림’ 아파트 브랜드를 내놨고, 이어 ‘여의도 리첸시아’로 프리미엄 주상복합 브랜드를 선보이며 국내 주택사업에 속도를 냈다.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들이 거주 중이고,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전용 244.749㎡ 기준 84억 원)로 이름을 알린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도 금호산업의 작품이다.

옛 단국대 터에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시공한 '한남 더힐'은 13만㎡ 부지에 지하 2층~지상 최고 12층, 32개 동, 59~249㎡ 600가구 규모의 고급 아파트단지이다. 내부평면은 물론 단지구성과 커뮤니티 시설은 상위 1% 수요를 위해 조성돼 유명세를 탔다. 가구마다 독립된 정원이 마련됐으며, 단지 내 수영장, 휘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스파 등은 호텔급 수준이다. 현재 이곳은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소지섭, 안성기, 이승철 등 스타 연예인과 재벌 2·3세 등 자산가들이 거주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외에서 선전했던 금호산업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2006년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그룹사의 재무부담 확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국내 건설·부동산시장 침체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는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워크아웃 기간 수익성이 높은 주택·개발·민자 사회간접자본(SOC) 수주에 제약을 받으며 실적 부진에 허덕였던 금호산업은 지속된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6년 만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었던 박삼구 전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 인수대금(7228억 원)을 채권단에 모두 완납하며 워크아웃에서 탈출한 것이다.

박 전회장의 노력으로 기사회생한 금호산업은 이후 꾸준한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최근 4년간 금호산업의 매출액(연결기준)은 ▲2016년 1조 3537억 원 ▲2017년 1조 2979억 원 ▲2018년 1조 3767억 원 ▲2019년 1조 6272억 원(추정치)으로 줄곧 상승세를 탔다.

영업이익도 꾸준하게 증가했다. 2016년 418억 원을 시작으로 ▲2017년 311억 원 ▲2018년 423억 원 ▲2019년 558억 원(추정치)을 달성했다. 다만, 2017년에 전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이는 금호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외사업을 축소한 데 따른 것이다.

건설공사 입찰 시 평가참고기준이 되는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3계단 오른 20위를 기록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2017년부터 주택사업을 확장하면서 신규 수주금액이 크게 늘었다”면서 “주택개발 사업, 도시정비 사업의 수주 호조와 민간합동 개발 사업의 연이은 수주 성공에 기인한 성과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수주 '광폭행보'…분양사업도 호조

이처럼 금호산업의 실적 개선 1등 공신은 주택사업이다. 워크아웃 졸업 이후 금호산업은 마진(중간이윤)이 높은 건축과 주택 부문의 신규 수주 성장을 바탕으로 수주잔고를 쌓아왔다.

실제로 워크아웃 시기인 2014년 금호산업의 수주잔고는 2조 6969억 원에 불과했지만 워크아웃 졸업 이후 ▲2015년 4조 2543억 원 ▲2016년 4조 5184억 원 ▲2017년 5조 4079억 원 ▲2018년 5조 9021억 원 ▲2019년 상반기 6조 656억 원으로 해마다 승승장구 불려왔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전국 양질의 재건축·재개발사업 시공권을 품으며 도시정비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월 충남 천안 ‘봉명3구역 재개발’ 마수걸이 수주를 시작으로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충북 청주 ‘사직3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북에서 구미 형곡3주공 재건축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잇따라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DMC금호리첸시아’(평균 73.33대 1) ▲광주 북구 ‘무등산 자이&어울림’(평균 46.06대 1) ▲전주 완산구 ‘힐스테이트 어울림 효자’(17.77대 1) 등 3곳이 모두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을 쳤다'. ‘DMC 금호 리첸시아’는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역대 최고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으며, ‘무등산자이&어울림’도 4만6524명이 청약을 넣어 광주지역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에도 금호산업은 양질의 사업지에서 아파트 분양을 이어갈 계획이다. 회사 측은 “올해 군산, 대구, 과천, 인천 등에서 5000여 가구의 신규 분양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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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이 시공에 참여 중인 인천공항 4단계 사업 제4활주로 공사 조감도. 사진=인천공항공사

◇ 아시아나 떼어낸 금호산업의 ‘빛과 그림자’…계열사 리스크 해소 ‘호재’, 항공계열사 일감 감소는 ‘악재’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기점으로 금호산업의 미래를 보는 업계의 평가는 현재 엇갈린다.

일단 금융투자업계의 금호산업 전망은 긍정적이다. ‘부채공룡’으로 평가받던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의 곁을 떠나면서 ‘계열사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평가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그동안 계열사 유동성 지원 리스크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특히, 수주 잔고의 본격적인 매출화로 앞으로 2~3년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호산업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던 아시아나항공의 제거로 올해부터 두드러지는 순이익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기조가 최근 긍정 요소로 바뀌며 신규 공항 발주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호산업이 공항 발주 모멘텀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금호산업이 가장 강점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공항 건설사업이다. 국적 항공사의 대표주자인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둔 덕분에 일찍부터 공항 관련 건설업에 투자한 결과이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해 강원 양양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전남 무안국제공항이 모두 금호산업의 작품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천국제공항 4단계, 제주 제2공항, 김해 신공항 등 조 단위의 대규모 공항프로젝트들이 올해 순차적으로 발주를 앞두고 있다”고 언급하며 “공항 공사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의 경쟁력이 올해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정의 전망도 나온다. 계열사에서 나오는 안정된 일감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2016년 413억 9200만 원, 2017년 439억 800만 원, 2018년 299억 1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금호산업 전체 매출 중 2~3%대 수준에 그치지만 최근 주택시장과 건설업황의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회사 실적의 든든한 뒷배가 돼주던 계열사 수익이 줄어든다는 점은 금호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이 HDC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가면서 금호산업의 강점인 공항 건설 부문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떼어 내면서 재계순위 28위(2019년 기준)에서 올해 80위권 밖으로 크게 밀려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대기업집단에서도 제외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긍정과 부정의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날개'를 떼어낸 금호산업의 현재와 미래는 결국 인수자금을 기반으로 주력사업인 건설의 강화와 신성장동력 먹잇감 발굴이라는 선택과 집중에 달려 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