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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도나네맙, 흑인보다 백인에게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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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도나네맙, 흑인보다 백인에게 효과"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량 상이해 상대적 차이 큰 듯
흑인 알츠하이머·기타 치매 환자 비율 백인의 두 배
수요 많은 흑인 효과 미비, 약 개발 의의 퇴색 가능성
에자이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치매치료제가 흑인에게는 백인보다 효과가 미비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에자이와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치매치료제가 흑인에게는 백인보다 효과가 미비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와 도나네맙이 흑인보다 백인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2일 로이터통신은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와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을 개발한 연구진 및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흑인에게는 백인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흑인의 경우 알츠하이머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 인해 치매를 겪고 있는지 또는 만성지환 비율이 높은 다양한 인구에서 질병이 다르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베타 아밀로이드의 격차는 다양한 인구집단에서 백인과 동일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증거가 나오고 있다.

해당 제약사들의 제품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줄여주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 기전을 활용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하지만 흑인의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가 적어서 레켐비나 도나네맙의 효과가 백인보다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흑인, 알츠하이머계 질환 최다 발병, 美 인구 13.7% 차지


문제는 흑인 노인 경우 약 20%가 알츠하이머 또는 기타 치매를 앓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백인의 두 배가량이다. 또한 알츠하이머 계열 질환은 흑인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고 미국 인구의 13.7%를 차지하고 있다. 즉 수요가 높은 흑인에게 효과가 미비하다면 약의 개발 의의가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대변인은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충분하지 않은 일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새로운 치료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FDA는 제약사드인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 다양한 인종을 많이 등록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지난해 4월 FDA는 제약사들에게 피험자 등록을 위한 다양성 계획을 제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제약사들도 흑인들의 베타 아밀로이드가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레켐비를 개발한 에자이의 경우 흑인 지원자의 49%가 베타 아밀로이드의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반면 백인은 22%, 히스패닉은 55였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레켐비의 미국 임상시험에 등록된 참가자 947명 중 흑인은 4.5%인 43명에 불과했다. 즉 흑인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비해서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에자이 측은 "흑인의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초기 치매 유형 증상이 알츠하이머보다 다른 원인에 의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베타 아밀로이드 양성인 사람만 인종과 민족에 간계 없이 레켐비를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자이는 앞으로 진행될 1400명 규모의 레켐비 임상시험에 최소 흑인의 비율을 8%로 잡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도나네맙 임상시험에서 흑인과 히스패닉계도 다소 높은 비율로 선별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참가자 중 4%가 흑인, 6% 히스패닉계였다. 다만 전체에 알츠하이머 환자에 비해서 부족하며 임상 대상자에서 제외된 환자가 더 많았다.

이에 일라이릴리는 흑인과 히스패닉계가 임상시험에서 더 높은 비율로 제외된 이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들의 치매가 알츠하이머에 인한 것이 아니거나 뇌졸중과 같은 다른 요인으로 질병이 복잡해졌다는 여러 가지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흑인이 백인보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적다고 밝혀진 것은 지난 2015년이다. 당시 러시센터의 리사 반스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서 백인이 치매의 주요원인으로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을 보유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캘리포니아 어바인대의 알츠하이머 연구자인 조슈아 그릴 박사는 레켐비 임상시험 2건과 초기 항아밀로이드 약물 임상시험 2건을 분석한 결과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사람들은 뇌의 아밀로이드 양이 임상시험 기준치보다 낮아 임상시험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