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EBS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로 방영되었던 이야기 시리즈의 ‘멸종’에 이은 두 번째 편으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신비하고 경이로운 남과 여 또는 암컷과 수컷에 관한 내용인데, 다양성 시대에 만나는 다채로운 성(性)의 파노라마가 TV못지않게 제법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짝짓기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이를 조합해 내는 한 방법으로, 짝짓기가 없었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어떤 다른 재미로 살아왔을까요? 한 TV에서 생명체의 진화나 자연의 변화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종종 재방송하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책제목이 우선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고, 겉보기에는 제법 두꺼워 보이지만 흥미진진한 그림이 많이 삽입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BS 미디어에서 기획한 점도 신뢰가 가는 책입니다.
잠깐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 드린다면, 이 책에 나오는 수컷 간의 경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다호 얼룩다람쥐는 짝짓기를 한 후 젤라틴 성분의 분비물을 암컷의 질 입구에 뿌려 일종의 야생정조대를 채우기도 하고, 잠자리는 수컷 성기에 잔털들이 무수히 나 있는데, 이 털들의 역할은 이전의 다른 수컷이 사정한 정자를 완전히 털어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책의 분류는 생물이나 진화 등을 다룬 (생명)과학 쪽이지만, 4부에서 다룬 ‘인간의 성’은 (사회)인문학의 생각거리들을 많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재미있는 사진 한 장은 바비원숭이 암컷의 발정기 모습(p.223)입니다. 혹시 상상이 가십니까?
이원정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도봉고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