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사진)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나선 후반기 첫 선발등판에서 불펜 난조로 11승을 날렸다. 지난 6월 10승을 앞두고 나선 3차례의 등판에서 빼어난 피칭으로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날린 것을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다. 류현진은 이 경기들이 노디시전 경기로 끝나지 않았다면 벌써 14승을 수확할 수 있었다. 사이영상 수상의 최대요건이 다승과 방어율, 투구이닝,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류현진에게는 다저스의 불안한 뒷문이 최대변수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원정경기에서 선발 7이닝 동안 탈삼진 6개를 곁들여 8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고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다저스 불펜 페드로 바에스가 8회말 등판하자마자 보스턴 잰더 보가츠와 J.D.마르티네스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얻어맞고 순식간에 4-4 동점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승리는 물거품이 됐다. 이후 연장전에서 타선이 폭발해 팀은 승리했지만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류현진은 6월11일 LA에인절스 원정등판이 6이닝 7피안타 1실점 6삼진 0볼넷 노디시전 경기가 되면서 10승 달성을 눈앞에 두고 불펜투수들의 난조로 승리를 놓친 바 있다. 이런 불운은 6월17일 시카고컵스 홈경기까지 이어지면서 7이닝 7피안타 무실점 8삼진 0볼넷의 투구를 하고도 또 다시 불펜의 방화로 10승을 놓쳤다. 이런 불운은 다음 등판경기인 6월23일 콜로라도 홈경기까지 이어졌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 3실점(1자책점) 5삼진 1볼넷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지만 불펜이 또 다시 무너지면서 10승에 실패했다.
다저스가 압도적인 승률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불안한 뒷문은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과 포스트시즌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결국 류현진의 사이영상 수상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달려 있다. 류현진은 남은 경기서 다저스 불펜의 보강이 없는 한 오롯이 이러한 불리함을 자신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할 때 류현진은 20일 오전 11시10분 홈인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에 다시 한 번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