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팀이 25일 밤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국제 친선경기로 10년 만에 일본 대표와 맞붙는다. 파울로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등 주전 해외파 선수들이 부재중인 가운데 어떤 멤버로 임할 것인가. 일본전에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예상 포메이션에 대응한 ‘베스트 11’ 스쿼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본다.
■ GK=조현우(울산 현대 FC)
생년월일: 1991년 9월 25일 (29세)/ 국가대표 통산 성적: 17경기 출전/14실점
파울로 벤투 감독 밑에서 가시와 레이솔 골키퍼 김승규와 번갈아 기용되는 상태가 계속되면서, 주전 GK 경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수비 라인에 울산 현대 FC의 동료들이 많은 조현우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골 마우스를 지킨 그는 역동적인 동물적 반응의 세이브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 FC에서 울산 현대 FC로 이적하면서 클럽은 AFC 챔피언스리그(ACL)를 제패했다. 그러나 조현우는 지난해 11월 한국 대표팀에서 오스트리아 원정에 참가했지만, 전지훈련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양성으로 판정돼 이탈하면서 같은 달 하순부터 카타르에서 집중 개최된 ACL에 참가하지 못하며 타이틀 획득의 기쁨을 함께 맛보지 못했다.
■ DF=김태환(울산 현대 FC)
생년월일: 1989년 7월 24일 (31세)/국가대표 통산 10경기 출전/0골 0도움
아시아 챔피언 울산 현대 FC에서 오랫동안 주전을 맡았고 K리그 1부에선 FC 서울과 성남 FC 시절 등도 포함해 250경기 이상 출장한 베테랑 오른쪽 윙백이다. 2011년 일찌감치 대표팀에 소집됐지만, 성인 대표 첫 캡을 새긴 것은 2014년으로 이후 4년여 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그런 가운데 2019년 EAFF E-1 축구 선수권(E-1)에서 3경기 모두 풀 출장해 한국 대표의 우승에 공헌하자, 약 1년 만에 활동하는 2020년 11월의 유럽 원정에도 소집되어 멕시코 대표전과 카타르 대표전의 2경기에 연속 선발 기용되었다. 최근 오른쪽 윙백의 주전이었던 34세의 이용을 물리치고 바야흐로 대표팀 정착의 물꼬를 트는 시점이다.
■ DF=원두재(울산 현대 FC)
생년월일 : 1997년 11월 18일 (23세)/국가대표 통산 2경기 출전/0골 0도움
한국의 도쿄 올림픽 세대에서 중심을 담당하는 기대주로 2020년 1월 U-23 대표의 일원으로서 AFC U-23 선수권 우승에 크게 공헌하며 대회 MVP도 수상했다. 성인 대표팀 첫 소집은 2019년 9월이며 이듬해 11월 유럽 원정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예전에는 J리그에도 뛰기도 해 일본 축구에 익숙하다. 2017년 여름 한양대학교 휴학 당시 J 2의 아비스파 후쿠오카에 입단해 2019년까지 2년 반 동안 재적했다. 마지막 해는 J 2 리그전에서 33경기에 출장하는 등 중요한 존재가 됐다. 그리고 2020년 울산 현대 FC로 이적해 ACL 제패에도 크게 공헌했다. 클럽에서는 미드필드 앵커 기용이 주를 이루지만 한국 대표팀에서는 아비스파 시절처럼 센터백으로 기용돼왔다. 이번에도 지난해 11월에 이어 수비 라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DF=김영권(감바 오사카/일본)
생년월일: 1990년 2월 27일 (31세)/국가대표 통산 78경기 출전/3골 1도움
프로에 데뷔한 지 얼마 안 돼 2010년 8월 일본 도쿄에서 한국 대표팀 첫 출전을 기록한 이후 10년 넘게 정상급 행진을 이어온 중진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두 차례 출전했으며 모두 한국 대표팀의 모든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2012년부터 오랫동안 중국에서 뛰다 2019년부터는 감바 오사카로 이적해 주전을 맡고 있다. 대표팀 소집은 약 1년 4개월 만으로 마지막 출전한 것이 E-1 한일전이었다. 또 이번 소집 멤버 중에서는 남태희, 박주호와 함께 2011년 8월에 일본 대표가 3-0으로 승리한 한일전에도 출장한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왼쪽 사이드백으로 선발 기용됐다.
■ DF=홍철(울산 현대 FC)
생년월일: 1990년 9월 17일 (30세)/국가대표 통산 30경기 출전/0골 8도움
한국 대표팀 데뷔가 2011년으로 빨랐지만 좀처럼 정착하지 못했고 본격적으로 단골손님이 된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직전부터다. 이후 꾸준히 왼쪽 사이드백으로 기용됐다. 고교 시절까지 공격적인 포지션을 맡고 있기도 해 사이드백으로도 공격력에 정평이 나 있다. 오랫동안 수원 삼성 블루윙스에서 주전을 맡았지만 2020년 여름 울산 현대 FC로 이적해 ACL 우승을 경험했다. 울산에서 포지션을 다퉜던 박주호와는 대표팀에서도 라이벌이다.
■ MF=정우영(알 사드/카타르)
생년월일: 1989년 12월 14일 (31세)/국가대표 통산 51경기 출전/3골 5도움
일찍이 교토 퍼플상가 F.C.와 주빌로 이와타, 비셀 고베에서도 플레이한 전 J리거로 현재는 카타르의 알 사드에서 사비 감독에게 주전으로 중용되고 있다.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A대표 데뷔는 고베 시절인 2015년 8월로 이후 항상 중요 멤버 중 한 명으로서 팀을 이끌어 왔다. 미드필드 바닥에 묵직한 채 보루 역할을 맡아 탁월한 피지컬을 무기로 큰 위상을 발휘한다. 파울로 벤투 감독 취임 후 센터백으로 기용된 경기도 있었지만, 이번 멤버 구성을 감안하면 미드필드 앵커 기용이 농후하다.
■ MF=이동경(울산 현대 FC)
생년월일: 1997년 9월 20일 (23세)/국가대표 통산 2경기 출전/0골 0도움
당초 도쿄올림픽 U-23 대표팀 합숙에 소집됐으나 중반에 불참 선수가 늘면서 급하게 성인 대표팀에 추가 소집됐다. 2019년에 A대표 데뷔를 장식했을 때는 ‘깜짝 선발’이라고 말해졌지만, 이번 한일전은 정착을 위한 큰 기회가 될 것 같다. 벤투 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미드필드 중앙을 주전으로 하는 선수가 적어 성인 대표팀 첫 선발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오른쪽 날개에서도 뛸 수 있는 기술이 뛰어나고 공격적인 특징이 돋보이는 선수로 울산 현대에는 인사이드 하프 기용이 많다. 한국 대표팀이 4-3-3을 쓴다면 클럽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MF=남태희(알 사드/카타르)
생년월일: 1991년 7월 3일 (29세)/국가대표 통산 49경기 출전/6골 2도움
프랑스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2012년부터는 카타르에서 계속 뛰고 있다. 국내 프로 경험이 없는 희귀한 경력을 걸어온 실력자다. 2011년 2월 A대표 데뷔를 장식하고 같은 해 8월 한일전에도 종반에 교체 출장했다. 이상하게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어 지금까지 한 번도 최종 명단에 선정된 적이 없다. 그래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선 실적과 실력 모두 손꼽히는 공격수로 공격의 중심을 맡을 것으로 보이며 한일전에서는 등번호 10을 받았다.
■ MF=정우영(프라이부르크/독일)
생년월일: 1999년 9월 20일 (21세)/국가대표 출장 없음 (첫 소집)
세계적 명문 바이에른 뮌헨의 하부조직에서 자란 이색 경력의 소유자로 현재 프라이부르크에 소속돼 있다. 이번 시즌은 분데스리가 1부에서 20경기에 출장했고, 그 실적을 평가받아 벤투 감독이 인솔하는 A대표팀으로부터 첫 소집을 받았다. 키 179cm로 체격도 뛰어나 날개 플레이에는 추진력과 박진감이 넘친다. 손흥민과 황의조 등이 부재중인 가운데 유럽 정상급 리그에서 뛰는 인재에 대한 국내에서의 기대는 크다. 한일전에서 A대표팀에 데뷔해 결과를 남기면 단번에 비약할 가능성도 있다. 같은 세대 이강인과 동시 출장도 기대된다고 했지만, 발렌시아 소속 젊은 보물은 벤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 MF=나상호(FC 서울)
생년월일: 1996년 8월 12일 (24세)/국가대표 통산 13경기 출전/2골 0도움
광주 FC의 에이스로서 2018년 K리그 2부 득점왕과 MVP를 차지했고, 같은 해 11월 1부 리그에서 특별한 경험 없이 대표팀에 처음으로 소집됐다. 그리고 2019년에는 FC도쿄로 이적해 J리그 출전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생각만큼의 결과를 남기지 못하고, 2020년 성남 FC로 기한부 이적했으며, 올해부터 FC 서울에서 뛰고 있다. 대표팀 차출은 2019년 12월 E-1에서 한일전을 치른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즌은 K리그 1부에서 개막전부터 6경기에 모두 출장해 3득점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 기세를 한국 대표에도 가지고 오고 싶다. 손흥민 등이 부재중인 현실에서 공격의 핵심이 될 수 있다.
■ FW=이정협(경남 FC)
생년월일: 1991년 6월 24일 (29세)/국가대표 통산 26경기 출전/6골 1도움
2018년 쇼난 벨마레에서도 뛰었던 장신 스트라이커로 2015년 1월 아시안컵 직전 한국 대표팀에 데뷔했지만, E-1에서 3연패를 경험한 것 외에는 큰 국제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런 까닭에 황의조 등이 없는 이번 한일전은 큰 기회다. 최근 잦은 부상 여파로 다소 침체돼 지난해에도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2부 강등을 막지 못했다. 리그전에서는 지난 시즌 6골, 경남 FC로 이적한 올 시즌에도 K리그 1부에서 4경기에 출전해 아직도 무득점의 고통을 겪고 있다. 한일전을 부활의 계기로 삼으려고 불타고 있음이 분명하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