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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미완성 유작 장편·단편·편지 등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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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미완성 유작 장편·단편·편지 등 담아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위대한 작품은 때로 작가의 의지와 달리 인류의 유산으로 남아 현대의 우리에게 전해지고는 한다. 선구안을 가졌던 이들이 작가의 작품이 사멸하지 않고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100년 전의 6월 3일, 프란츠 카프카는 자신의 남은 작품들을 발표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나머지 작품을 모두 없애 달라는 카프카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친구 막스 브로트는 그의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출판했다.

올해 그의 서거 100주년을 맞이해 민음사와 교보문고가 함께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에서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를 소개한다. 민음사와 교보문고가 함께 기획한 ‘디 에센셜’ 시리즈는 세계적인 작가의 대표 소설과 에세이를 한 권에 담아 이 책을 읽은 독자 누구든 단 한 문장으로 작가의 특징을 정의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 한 시리즈다. 조지 오웰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이번에 아홉 번째로 프란츠 카프카를 소개한다.
프란츠 카프카는 1883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대인 상인이었고, 부유한 집안 출신의 어머니와 결혼해서 카프카와 엘리, 발리, 오틀라라는 세 여동생이 태어났다. 1901년 프라하 대학교에서 법률학을 공부한 카프카는 1906년에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시기 ‘어느 투쟁의 기록’을 쓴 카프카는 1908년부터 1922년 7월 은퇴할 때까지 스스로 ‘기동 연습 생활’이라 일컬을 정도로 고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쓰는 생활을 이어 나갔다. 1912년 9월 여덟 시간 만에 ‘선고’를 완성하고, 12월에 ‘변신’을 탈고하여 프라하에서 첫 번째 공개 낭독회를 열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1915년에 ‘변신’을, 1916년에 ‘선고’를 출판한다.

1917년 폐결핵 진단을 받은 카프카는 집필을 계속해서 1919년에 ‘유형지에서’를 출판하고, 이후 1922년 ‘성’을 집필했다. 하지만 병세가 악화되어 1924년에 키어링 요양원에 머물다가 6월 3일 사망했다. 이후 카프카는 유언에 이렇게 남겼다.
“친애하는 막스, 마지막 부탁이네. 내 유품에서 일기, 원고, 편지, 다른 사람이 가진 것, 내가 가진 것, 스케치 등 발견되는 것은 읽지 말고 남김없이 불태워 줘.”

그의 유언과 다르게 친구 막스 브로트는 그의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출판했다.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에는 ‘아메리카’로도 알려진 카프카의 미완성 유작 장편 ‘실종자’가 담겼다. ‘실종자’는 카프카의 ‘모험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귀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 실종자라는 작품의 결말을 예견케 하는 미완성 단편 세 편이 담겼다. 결말을 유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 지난해 출간해 돌풍을 일으킨 카프카 단편선인 ‘돌연한 출발’에 수록되지 않은 스물세 편의 단편이 담겼다. ‘또 다른 카프카 문학’이라 여겨지는, 카프카가 연인, 친구 가족 등에게 보낸 편지들도 담겼다.

2020년 11월 처음 출간된 ‘디 에센셜’ 시리즈는 사진이 아닌 하이퍼리얼리즘 초상화를 통해 고전 작가의 현대적 재현을 시도해 큰 화제를 모았다. 민음사의 황일선 디자이너와 정중원 초상화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디 에센셜 조지 오웰’은 서울국제도서전과 독일 북아트재단이 개최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공모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에 출간한 ‘디 에센셜: 프란츠 카프카’는 절망에 대한 예감 속에서도 온 존재로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카프카의 문학 여정을 따뜻한 동시에 차가운 ‘핑크’로 재현했다. 10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여전히 문학적 열망으로 생생한 작품을 읽어 나가며, 그가 우리 시대 불멸의 작가로 남아있음에 안도 섞인 감사를 그려본다.

이주호 교보문고 MD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