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은 당초 임시 주총을 내달 8일 열겠다고 공시했으나 25일 오후 5시 29분 정정신고를 통해 내달 13일로 늦췄다고 공시했습니다.
테톤 캐피탈의 위임장에는 주총에서 한 건의 안건으로 다수의 안건이 일괄 상정될 경우 이중 일부 내용에 대해 반대하는 경우에는 안건 전체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2호 의안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으로 사외이사 차재연을 선임하고 제3호 의안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으로 사외이사 후보자 김상택, 최춘석을 선임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제4호 의안은 정관 변경의 건으로 정관변경에는 집행임원제, 분기배당 도입 및 기타 법개정 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테톤 캐피탈은 지난 9월 말 지분 8.43%(198만5072주)에서 11월 15일 현재 9.23%(217만3945주)로 지분 0.8%(18만8873주)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이와 함께 단순투자목적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보유목적을 변경했습니다.
2대주주인 테톤 캐피탈이 최대주주에 맞서 본격적으로 경영참가를 선언하고 오너가의 경영권 매각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모습입니다.
테톤 캐피탈은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기업가치를 독식한 반면 일반 주주들은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샘 측이 상정한 이사 선임안건이 13일의 주총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조창걸 명예회장의 경영권 매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 명예회장이 한샘의 경영권을 넘기더라도 인수자인 IMM PE가 의도대로 회사 경영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한샘의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인 조창걸(의장), 강승수, 이영식, 안흥국, 최철진과 사외이사 3명인 신태균, 전재훈, 박종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달 13일의 주총에서는 한샘 경영권 매각에 따라 인수자인 IMM PE의 송인준 대표를 비롯해 IMM PE 측 임원 4명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됩니다.
테톤 캐피탈은 이사회 독립성을 위해 사외이사 1인을 추천했지만 한샘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테톤 캐피탈은 이번 주총서 이사 후보가 전부 선임되면 향후 독립적인 이사 후보 추천이 원천봉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테톤 캐피탈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과 임시주주총회 검사인 선임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테톤 캐피탈이 한샘 오너가의 경영권 매각에 반기를 든 데는 오너가의 기업가치 독식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창걸 명예회장은 보통주 지분 15.45%(363만5180주)를 넘기며 특수관계인 7인은 지분 12.3%(288만6329주)를 조 명예회장과 함께 매각합니다.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이 받는 매각대금은 1조4513억6182만7950원입니다. 거래종결일은 오는 12월 31일입니다.
조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인이 받게 되는 한샘 1주당 매각가격은 22만2550원입니다.
한샘의 11월 25일 종가는 9만1100원입니다.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매각한 한샘 1주당 가격은 22만2550원으로 25일의 종가에 비해서는 144%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입니다.
테톤 캐피탈은 지난 13년간 한샘 지분을 보유하며 현 경영진에 우호 지분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 매각은 일절의 사전 알림 없이 진행됐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한샘의 지분 6.92%(162만9446주) 상당을 갖고 있습니다. 2대주주와 마찬가지로 최대주주의 경영권 매각에서 아무런 수혜를 받지 못했고 되레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처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 오너가는 25일 종가 대비 2.4배에 달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지만 일반 주주들은 경영권 매각 발표 이후 주가 하락으로 고통을 받게 되는 현행 M&A(인수합병)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