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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최정우 포스코 회장, 물적분할로 승부수 띄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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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최정우 포스코 회장, 물적분할로 승부수 띄웠나?

대통령 선거일 내년 3월 9일 일주일 전 분할등기 완료 일정…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수혜자 지배구조, 9년후 기업가치 3배 청사진 제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포스코
POSCO(포스코)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했습니다.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에 포스코의 기업분할과 관련해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두 개의 안건을 올렸고 이사회에서는 물적분할 안건에 낙점했습니다.
포스코의 이사회는 올해 9월말 기준으로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7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포스코의 사내이사에는 최정우 회장, 김학동 사장, 전중선 부사장, 정창화 부사장, 정탁 부사장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사외이사로는 장승화 무역위원회 위원장,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 김성진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비상임 이사장, 권태균 전 조달청 청장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포스코는 이날 이사회에 사외이사 7명 모두 참석했다고 공시했으나 이사들의 찬반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 이사회에서 일반주주들이 선호하는 인적분할 대신에 물적분할을 채택한 데 대해 포스코 경영진과 일반주주간 임시 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일반주주들은 인적분할 시 지분별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받을 수 있지만 물적분할 시에는 신설법인의 주식 100%을 존속법인인 포스코홀딩스에 넘겨주게 됩니다.
포스코는 물적분할에 따른 일반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2030년 기업가치를 3배로 키우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물적분할 후 분할신설법인 지분을 받지 못하는 일반주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카드로 보입니다.

포스코의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74.3%에 달합니다. 소액주주들의 표심(票心)이 물적분할의 키를 잡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대해 최정우 회장이 도박에 가까운 승부수를 띄운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포스코의 물적분할 일정을 보면 지난 10일 이사회 결정에 이어 오는 27일 주주명부를 확정하고 내달 28일 임시 주총을 열어 물적분할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물적분할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되면 내년 3월 1일을 분할기준일로 하며 3월 2일에는 분할등기를 완료하게 됩니다.

포스코의 물적분할 안건은 대통령 선거일인 내년 3월 9일을 일주일 앞두고 완료되는 셈이며 차기 정권에서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별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반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채 신속한 이사회 의결 절차 등을 통해 대통령 선거일에 앞서 물적분할을 처리하려는 것이 도박에 가까운 승부라는 지적입니다.

내년 1월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느냐도 가장 큰 난관으로 보입니다.

포스코의 최정우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회장직에 취임했고 올해 3월 12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최 회장의 임기는 2024년 3월 8일까지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3월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정우 회장의 연임안에 대해 ‘중립’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찬성도 반대도 하지 않은 어정쩡한 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가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회사가 일반주주들의 신설법인 지분을 100% 가져가지 때문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최대 수혜자가 됩니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물적분할 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가장 유리한 지배구조를 마련했지만 포스코의 지배구조가 국민연금공단에서 또다른 곳으로 바뀔 때에는 최대주주에 대한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의 최대주주로 물적분할의 수혜를 받게 되고 국민연금공단이 일반투자 목적으로 포스코의 지분을 갖고 있지만 포스코의 실질적인 경영권은 최정우 회장이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포스코에 앞서 이뤄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에서 주주들의 기업가치 하락을 우려해 반대의견을 표명한 바 있습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포스코의 물적분할에 찬동할 경우 일반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을 무릅쓰고 최대주주로서 수혜를 받게 된다는 물적분할의 현실을 그대로 입증하는 모습이 됩니다. 내로남불이 되는 꼴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물적분할에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할 때에도 최대주주이자 일반투자자로서 책임 없는 태도일 뿐만 아니라 일반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을 모른체 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정우 회장이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게는 당근(물적분할)을 제시하면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연임안에 대해 중립을 표명한 국민연금공단에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포스코가 오는 2030년까지 경쟁력 제고를 통해 기업가치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주목됩니다.

포스코 측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을 그룹의 핵심 기반사업으로 선정하고 지주사를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 제고 및 시너지 창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가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로 높이고 지주사를 중심으로 교통정리를 하려면 최정우 회장 체제의 리더십이 당분간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정우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 8일까지입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는 공기업이나 국민연금공단 등 공공기관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에서는 의례 경영진 교체 압력이 들어오곤 합니다.

최 회장이 내년 1월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안을 처리하고 3월 2일 지주회사가 출범되면 차기 정부에서는 대통령 선거일 일주일 전에 신설된 포스코홀딩스에 대해 경영진 교체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정우 회장이 일반주주들이 선호하는 인적분할을 대신에 물적분할을 추진하면서 정치권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 등 여러 변수들을 고려하고 2030년까지의 청사진을 함께 제시하면서 ‘루비콘 강’을 건넌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